이제는 해외서 모셔가는 K-패션
최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방문객을 자랑하는 신주쿠 다카시마야 백화점이 ‘메트로시티’에 입점 의뢰를 해왔다. ‘메트로시티’를 전개 중인 엠티콜렉션은 아직 해외 시장에 대해 어떠한 제스처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백화점은 디자이너 서바이벌 방송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탑 디자이너’에 나온 ‘메트로시티’ 상품을 보고 팝업 스토어 개설을 희망했던 것.
이렇듯 해외 기업들이 먼저 수소문해 국내 업체에 러브콜을 할 만큼 달라진 것이 요즘 K패션의 위상이다.
![]()
특히나 국경 없는 리테일 시대의 부상과 한류 돌풍이 맞물리면서 K패션 브랜드가 해외에서 호기를 맞고 있다. 음악, 영화,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의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 정부는 2011년 기준 7조5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생된 신 한류 콘텐츠로 게임, 관광, 패션 등을 주목하고 있다.
컬쳐에서 시작된 제3의 한류 바람 몰이에 ‘패션’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해외 진출 양상도 과거 대기업 중심에서 점차 전방위적이고 다변화되는 추세다.
기존 이랜드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중심에서 이제는 중·대형사를 비롯해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은 독립 디자이너들까지 해외 문턱을 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의류 중심에서 최근 드라마 PPL 덕에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핸드백, 핏감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신발은 물론 아웃도어까지 복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진출 형태도 초창기 대기업이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공략하는 직진출 위주에서 홀세일, 라이선스, 현지 파트너사와 손을 잡은 조인트법인까지 점차 진화되고 있다.
글로컬라이제이션 위한 파트너십
최근에는 글로벌화를 위해 로컬 파트너와 손잡는 방법 즉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의 합성어)도 패션 기업들의 한 가지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적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경우 빠르고 안정적인 유통 판로 개척이 용이하다.
글로벌 마켓 진출 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굵직한 현지 협력업체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다.
![]()
최근 팬콧ㆍ예스코드ㆍ이지오ㆍ송지오 등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팔리게 됐다.
브랜드인덱스의 ‘팬콧’은 지난해 중국 흥방집단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첫 수주회서 100여개 대리상과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높은 성사율을 보였다. 향후 신규인 ‘스놉’까지도 1~2년 내 중국에 진출 시킬 계획이다.
이너웨어 브랜드 중에는 업계 최초로 좋은사람들의 ‘예스’가 라이선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 속옷 전문 기업과 올해 계약을 체결, 올해부터 동남아시아서 ‘예스코드’ 브랜드로 판매가 시작된다.
이외에 디자이너 송지오는 ‘송지오 스포츠’로 올해부터 중국 시장을 공략하며, 이지오인터내셔날은 중국 란상상무유한공사와 남성복 ‘이지오’의 25년 장기 라이선스 및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각국으로 홀세일도 활발
파트너사를 통한 홀세일 거래도 활발하다.
![]()
바바라앤코는 일본의 마리아 합자회사와 손잡고 슈즈 ‘바바라’로 일본에 진출, 오다큐, 미츠코시 백화점 4개점에 입점했다. 슈즈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인도네시아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자카르타의 따만 앙그렉 몰에도 진출했다. 하반기에는 중국 남경의 진잉 백화점이 입점이 확정됨에 따라 중국 시장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독보적인 전문성 덕에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고성장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트렉스타의 ‘트렉스타’는 아웃도어 슈즈로 이미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15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0개국, 캐나다, 미국 등 나머지 20개국 총 65개국에서 제품이 팔리고 있다.
시계 전문 기업으로 중국에서 ODM 공장을 운영하다가 ‘줄리어스’ 시계를 런칭한 가마시계는 현지에 직영점 25개, 총판점 50개점을 운영 중이며 매월 3~4개점씩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잇미샤’를 전개 중인 시선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중국 패션 기업 인선마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지지피엑스’를 전개 중인 연승어패럴은 산둥그룹과 손 잡았다.
지나친 PPL의존은 경계 대상 100여개 이상의 패션 브랜드가 해외 진출행을 택한 가운데, 업계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요란스러울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브랜드조차 전체 매출 중 해외서 벌어들인 것은 10~13% 안팎으로 미미하다.
또 해외는 마케팅 비용도 많이 들어 실익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양측의 균형감 있는 브랜드 운영도 난제다.
현재 ‘엠씨엠’은 중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국내서는 총 매출 역신장폭이 가장 큰 브랜드 중 하나이다. 해외 선호도 높은 상품 위주로만 개발을 하거나, 베스트셀러의 수급 불균형, 해외 마케팅에만 더 많은 비용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불거진 문제라는 게 업계 평이다.
또 하나, PPL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이다.
종전 해외 진출 선두 그룹이 그랬듯이 스타들을 향한 일시적인 팬심에 의지해 제품을 판매하면 브랜드 생명력은 짧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PL과 스타에만 너무 의지하지 말고 현지 고객들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병행 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출 국가의 쏠림 현상도 문제다. 현재 80% 이상의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나 중국이나 리딩 브랜드의 경쟁구도가 닮아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 국내 브랜드의 과포화가 자명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발업체들은 타 지역으로의 정면돌파도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