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 재고 수명 짧아졌다

2014-06-19 00:00 조회수 아이콘 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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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재고 수명 짧아졌다

소진 루트 많아져 길어야 3년


의류업체 재고 수명이 3년을 넘지 않고 있다.

4, 5년차까지 재고가 보이던 과거가 무색할 만큼 짧아졌다. 1년차 재고는 아울렛 등 할인유통을 중심으로 1차 소진되고, 여기서도 남아 2년차가 되면 더 저렴한 가격에 꺾어 유통사 초저가 행사에 내놓거나 자체 상설할인매장에서 여러 차례에 거쳐 할인 폭을 키우며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마저도 3년 차에는 대부분이 기부나 소각, 재고처리전문업체를 통해 최종 소진을 하고 있어, 실질적인 ‘돈’의 가치는 2년 차까지다.

한섬, 시선인터내셔널, 바바패션 등 백화점 유통을 주력으로 중고가 이상의 다 브랜드를 전개하는 여성복 기업은 최대 3년차까지 아울렛과 직영, 위탁 상설유통을 통해 이월상품을 소진하고 그 이상은 소각해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작년 11월 여성가족부와 의류 지원 및 나눔 활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94개 시설에 소비자가 기준 수억 원을 기부하고 있다. 신상품과 함께 이월상품을 기부하면서 사회 환원과 재고소진 두 가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년차까지 자사 유통과 패밀리 세일을 통해 최대한 소진하고 그 이상은 소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3년차 재고 소각으로 재고자산 부담을 줄여왔는데, 지난해에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선보여 연간 40억원 가량 소각됐던 옷들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에이션패션은 1년차만 본사에서 운용하고, 2년차 이상은 벤더 업체에게 이관하고 있다. 재작년까지 재고처리전문업체를 통해 소진해왔다.

세정과미래는 1년차와 2년차 일부를 본사가 운용하고, 2년차 나머지와 3년차는 벤더 업체에게 맡겨 온ㆍ오프라인에서 소진하고 있다.

신성통상은 지오지아, 앤드지바이지오지아 재고를 자사 복합매장 ‘에스에스티에스(ssts)’와 백화점 온라인몰의 기획 상품으로 주로 활용한다. 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를 전개 중인 신원은 집객력 높은 아울렛몰의 기획 특가전 균일가 행사로 재고의 80% 이상을 소진한다.

참존어패럴, 꼬망스 등 유아동 업체도 다르지 않다. 2년차까지는 다 채널을 통해 소진하고 3년차부터는 유통사 클리어런스(clearance) 행사 진행과 본사 자체 행사를 크게 열어서 처리하고 남는 것은 기부나 소각한다.

이렇듯 재고수명이 3년차 미만으로 과거보다 짧아진 이유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소진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아울렛의 급격한 증가를 비롯해 온라인쇼핑 활성화, 브랜드업체의 자체 상설유통 및 대형매장(정상+상설) 등 여러 루트를 돌게 돼 그만큼 속도가 빨라졌다.

빠른 트렌드 변화의 영향도 크다. 신상품이라도 현장에서 반응이 없으면 바로 상설로 보내질 정도로 흐름이 빠른 지금, 연차가 오래돼 유행이 지난 제품은 90% 이상 꺾여도 소비자에게 외면당한다.

과거보다 소극적인 물량 운용에 나선 것도 이유다. 저성장 구조 속에 경기와 날씨 등 환경적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 갈수록 난제가 되면서 고정물량을 줄이고 반응생산(QR) 비중을 늘려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재고수명을 길게 가져가는 것은 관리비용 상승과 이미지 추락 등 득이 되지 않는다”며 “3년차 이상 악성재고를 남기지 않고 기부를 통해 착한 기업 인식과 법인세 감면혜택을 보거나, 그도 안 되면 태워 없애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014년 6월 19일 어패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