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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백화점’을 선언한 브랜드의 이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화점 유통을 겨냥해 런칭, 수년 간 영업을 해 오다 돌연 백화점을 떠나 쇼핑몰이나 아울렛, 가두점으로 방향을 돌리는 브랜드가 하나 둘 늘고 있다.
사례의 대부분은 낮은 인지도와 고 비용 구조를 이기지 못한 신생기업이 아니다. 십년 이상 다 브랜드를 전개해 왔고, 그들의 전략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중견사여서 선택의 결과를 더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탈 백화점을 결정한 이유와 목적은 일단 표면적으로 유통 채널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효율이 낮은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고, 저변 확대가 유리한 2차 유통을 선점한다는 의도다.
바바패션은 올 가을부터 영 캐주얼 ‘더 틸버리’의 백화점 전개를 중단한다. 대신 아울렛을 포함한 중대형 몰과 온라인 유통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기존 의류 중심의 콘텐츠를 확장하고, MD와 SI에 초점을 맞춘 유통형 브랜드로 성장 전략을 새로 짠다는 것이다.
린컴퍼니는 지난해 ‘케이엘’의 백화점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고가 커리어 포지셔닝을 중가 캐릭터로 전환했고, 아울렛몰을 중심으로 약 30개의 새 매장을 냈다. 올해는 이를 보다 볼륨 영 캐주얼 쪽으로 이동해 상품기획과 영업 전략을 세웠다.
디자인실과 영업부도 가두점 개척을 목표로 새로 꾸렸고 얼마 전 점주들을 초청해 사업설명회도 가졌다.
이들에 앞서 유통 전략 전환의 선배 격인 시선인터내셔널은 ‘잇미샤’의 라인확장 개념으로 애초에 백화점의 필요가 반영됐던 ‘아임’, 고가 커리어로 출발했던 ‘칼리아’를 백화점서 철수했다. 역시 중가 채널인 아울렛몰과 대리점을 공략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 외에도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백화점을 나왔던 브랜드가 더 있지만 아쉽게도 거의 전부가 기대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 ‘아임’과 ‘칼리아’는 중단됐고, ‘케이엘’은 채 대리점 공략 시도 3개월이 안 돼 영업 담당 임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유통 전환을 시도했던 한 브랜드의 본부장은 “백화점서 다른 채널 진입 시도를 하다 실패하는 원인은 보통 두 가지다. 최종 결정권자가 백화점 밖의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면서‘백화점 브랜드’라는 허명에 기대는 것과 기본적으로 중가 시장에 대응할 내부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또“유통을 바꾸겠다고 하면서도 기획과 생산 변화, 심지어 매장 관리자와 점주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들어 대리점과 대형마트를 주력 유통으로 해 왔던 중저가 브랜드의 백화점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400~500억 정도의 연간 외형을 가지고 있는 영 캐주얼 브랜드로, 백화점서 먼저 콜을 보낸 경우다.
백화점 한 바이어는 “매출이 잘나왔다면 백화점을 떠나겠나.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실행한다니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