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S 서울패션위크 리뷰

2014-10-23 00:00 조회수 아이콘 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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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S/S 서울패션위크 리뷰





규모는 아시아 최대...비지니스 목적은 실종
올해로 14주년을 맞은 ‘2015 S/S 서울패션위크'가 10년을 넘긴 국제 패션 행사라는 위상을 세우기에는 여전히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을 맺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를 중심으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진행된 이번 패션위크는 서울컬렉션 55회, 제너레이션넥스트 25회, 프레젠테이션쇼 5회 등 총 85회에 이르는 패션쇼가 구성돼 외견상 아시아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 ‘보여주기’가 더 중요해진 서울컬렉션 

메인 프로그램인 서울컬렉션은 중간 중간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었다. 워낙 많은 회 차의 패션쇼가 진행되는 만큼 개막 첫 날 서울컬렉션 참가 디자이너들의 대표 의상을 한자리 모아 볼 수 있도록 한 프리뷰 갈라쇼를 마련했다. 또 행사 장소인 동대문에서 야간에 도매 시장이 열린다는 특성을 살려 같은 날 자정 패션파티 ‘아시아 패션 블루밍 나이트’를 구성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 신인 디자이너 5명이 합동 패션쇼를 선보였는데, DJ퍼포먼스 등 각종 공연도 포함해 초반 분위기를 띄우고자 했다. 

첫 날부터 관람객이 몰려 일단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 데까지는 큰 손색이 없었지만 ‘내실’을 챙기기 위한 뾰족한 답은 찾기 어려웠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것은 대부분 TV에 출연해 연예인 급 인지도를 가진 디자이너를 보려는 학생들과 컬렉션 보다 참석 연예인에 더 많은 플래시를 터트리는 블로거들이었다. 디자이너들이 가장 아쉬워 한 점도 해외 바이어가 늘지 않아 실속 없는 잔치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 

서울컬렉션에 거의 빠짐없이 참가해 온 한 디자이너는 “한 명의 바이어라도 새로 컨택하는 것에 쇼를 여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 목표는 없고, 보여주기는 해야 하는 이 많은 쇼들이 힘들게 준비될 가치가 있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 바이어 없는 페어, 부대행사로 전락

이번 패션위크는 신진 디자이너 발굴과 육성이라는 행사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제너레이션넥스트 회 차를 올 봄 보다 8회 늘려 잡았다. 참가 디자이너 확대는 환영받았지만 쇼 회 차가 늘어나게 되면서 런웨이를 DDP 내부가 아닌 ‘미래로 브릿지’ 하부 야외 임시무대에 설치, 업계의 입방아에 올랐다. 백 스테이지나 대기 장소가 마땅치 않다보니 매 쇼 직전까지 혼잡했고, 장소도 좁아 모델의 동선을 짜고 참관객을 배치하는 것이 매끄럽지 않았다. 컬렉션 별 룩 북 제작 지원 등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소개할 수 있는 마케팅 안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33개 브랜드가 참여한 ‘서울패션페어’는 행사 첫 날인 금요일부터 주말 3일 간 내내 썰렁했다. 오후까지도 비어있거나 진행요원만 덩그러니 앉아있는 전시 부스가 눈에 띄었고, 상담을 벌이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0년 넘게 행사를 치러 왔음에도 매 번 지적되는 문제도 같다. 실질 수주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한다는 거창한 구호와는 달리 패션쇼 한 켠에 설치된 페어가 부대행사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것. 일부러 찾을 만큼의 킬러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페어에 출품한 한 신진 디자이너는 “쇼를 하지 않으면 소외되는 구조다. 적지 않은 참가자들이 반드시 수주를 받겠다는 의지나 기대감보다는 지자체 주최의 페어에 심사를 통과해 참여했다는 경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행정’과 ‘업계 현실’ 사이 간극 여전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국내 최대 패션디자이너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회장 이상봉)가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처음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이너연합회는 올 3월 양해각서를 체결, 패션위크를 위해 상호협력키로 했다. 그러나 공동 주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준비과정 전체에서 양 쪽의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최자인 서울시, 주관자인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이너연합회, 3자의 생각이 다 다르고, 올 한 해 동안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 한 번 없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회는 참가사 모집공고부터 심사, 장소 섭외, 일정 확정은 물론 포스터와 티켓 시안을 만들고 그를 디자이너들에게 전달하는 일까지 패션위크 준비과정에서 재단이 연합회를 배제했다고 성토하고 있다. 행사 이틀 전까지도 협의와 정보공유 요청을 묵살한 재단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합회 한 관계자는 “매 번 행정관련 사항이라 협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만 돌아왔다. 패션위크는 디자이너와 그들의 컬렉션이 만드는 행사다. 하지만 지금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는 막혀있고, 주인공은 DDP 행사장이 되는 기형적인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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