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유니클로 만든다.

2014-11-04 00:00 조회수 아이콘 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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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유니클로 만든다.



유니클로 창업 30년 올 매출 13조원. 20년 50조원 목표
도레이 등 신소재 공급 미쓰비시, 이도쥬, 금융 유통역할 분담 
정부, 섬산련, 기업. 유니클로, 포에버21 성공사례 벤치마킹해야
한국 SPA브랜드 고전 스트림간 물샐 틈 없는 협력체제 관건
한국 섬유패션 연관스트림 강하고 디자인력ㆍ순발력 강해 승산 충분
삼성물산 등 대기업 日종합상사 역할 맡아 금융 유통지원 견인해야


1984년 일본의 작은 양복점을 운영하던 야나이 다다시씨가 유니클로를 창업한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올 8월 말 결산 기준 매출 규모가 무려 1조3000억엔(원화 기준 13조원. 본지 10월 27일자 7면 참조)에 달한다. 

세계 100대 부자 순위에서도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39위(작년 말 기준)에 랭크될 정도로 세계적인 부호가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겨우 97위에 등극될 정도니 유니클로의 고도성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스페인 자라의 아만시오 오르데카 회장이 세계 100대 부호중 3위이고, 스웨덴의 H&M의 스테판 페르손 회장의 12위보다 떨어지지만 무서운 속도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1조 3000억엔 돌파를 계기로 2020년 매출목표를 5조엔(원화 50조)으로 잡고 전 세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 유통 일괄 브랜드를 의미하는 패스트패션(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의 위상이 하늘을 찌르는 듯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의류수출 벤더인 영원무역과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중 1위 기업의 올 매출액이 잘해야 연간 2조원 규모로 유니클로 15%남짓에 불과하다. 세계 섬유대국 5위 국가의 위상과 너무 동 떨어져 있다. 

한국에는 섬유패션의 기본 인프라와 연관산업이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다. 석유화학에서부터 화섬, 면방, 직ㆍ편직물, 염색, 봉제, 부자재에 이르기까지 어느 나라 보다 앞서는 생산기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자라의 스페인이나 H&M의 스웨덴보다 훨씬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의 명성이 있고 동대문 패션상가에는 1만 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군웅할거하고 있다. 

섬유패션 분야의 인적, 물적 인프라와 순발력도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요소가 다분하다. 주문을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처럼 빨리 만들어 빨리 유통시키는 패스트 패션의 역량은 우리나라 동대문 패션시장보다 빠른 곳이 없다. 

그런데도 한국에는 유니클로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땅을 칠 일이다. 다름 아닌 스트림별 기업별 협력체계가 안 되고 모두가 따로국밥으로 놀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 패션의 생명은 그야말로 싸고 멋있어야 한다. 유니클로 제품을 보면 우선 소재부터 탁월하다. 다양한 신소재를 통해 좋은 제품을 신속하면서도 싸게 공급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소재 개발의 중심이 세계적인 화학과 섬유 소재기업인 도레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업의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도레이 클러스터를 비롯한 많은 협력기업들이 톱니바퀴처럼 연계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유통과 금융은 일본의 종합상사가 상당부분 맡고 있다. 일본의 재벌기업으로 전 세계 시장을 꿰뚫고 있는 미쓰비시나 이도쮸 상사가 지원하고 있다. 지금도 유니클로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선정권을 상당부문 미쓰비시나 이도쮸가 장악하고 있다. 

한국의 한솔섬유나 세아상역, 한세실업 등이 유니클로와 의류를 생산 공급하는데는 이들 일본 종합상사의 선정과 알선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일본에 들어가는 유니클로 제품도 일본 종합상사 창고로 일단 입고된 후 전국에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유니클로의 성장에서 그만큼 일본 도레이를 비롯한 소재업체 뿐 아니라 종합상사의 역할이 컸다. 그야말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화학 소재 기업이자 화섬업체인 도레이가 연간 의류수출 6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도 이같은 연계 협력체제 때문이다. 해외 봉제기지를 활용해 소싱하여 유니클로 브랜드의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도레이도 원사 자체로 파는 것보다 봉제품으로 연계해 완성품을 공급하는 것이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스트림간 철저한 협력체제가 만든 성공작이다. 

뒤늦게 우리도 제일모직 에버랜드의 에잇세컨즈와 이랜드의 스파오 등 국내 간판기업들이 SPA패션에 진출해 대박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일본 유니클로처럼 종합상사나 소재, 임가공 업체의 물샐 틈 없는 연계 협력체제가 아닌 이랜드, 에버랜드 혼자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SPA패션의 흐름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변해야 한다. 미국 LA자바시장을 중심으로 탄생한 ‘포에버 21’의 성공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우리 섬유패션업계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힌국판 유니클로를 탄생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생산원가가 훨씬 비싼 일본도 전 세계에서 생산하고 전 세계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하고 있는데 순발력 좋은 우리가 못할 것이 없다. 

화섬과 면방ㆍ편직ㆍ제직ㆍ염색ㆍ부자재 업체 중 가장 싸고 좋게 만드는 기업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야 한다. 그 바탕에서 삼성물산 같은 종합상사가 일본의 미쓰비시나 이도쮸 역할을 맡아 유통과 금융을 책임지며 이끌어 나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이 지금 중국산 DTY사나 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키는 작은 일에서 벗어나 통 크게 한국섬유패션산업을 육성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무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업계의 컨센서스를 도출하며 추진해 나가야 한다. 

섬유ㆍ패션 기반이 한국보다 훨씬 열악한 패션 변방 스페인과 스웨덴이 해내는데 우리가 못할 것이 없다. 다만 눈을 못 뜨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유니클로가 탄생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적극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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