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패션, 르네상스시대 맞나(3)

2014-11-07 00:00 조회수 아이콘 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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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패션, 르네상스시대 맞나(3)

 

롯데백화점을 비롯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중심으로 동대문패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들 메이저 유통이 동대문패션을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국내 패션유통의 맏형격인 메이저 유통이 장기적인 안목에 의해 동대문패션을 받아들였다기 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화점에서 공간만 내어주었을 뿐 시스템화나 제도화, 활성화를 위한 어떤 지원과 투자도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거래형태도 특정매입과 임대방식을 혼용한 어정쩡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을 실현한다는 미명 아래 상품의 자유로운 입출고는 허용했지만, 결제 주체나 사용료 지급방식은 백화점 편의대로 특정매입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증금을 비롯 카드수수료와 관리비는 입점 업체에 부담하는 임대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제화된 시스템과 법규와는 한참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제도권 출신들, 동대문패션 갖고 백화점에 도전 
중대형 편집숍을 운영하는 A사 사장은 “백화점 유통이 동대문패션을 진정으로 껴안으려면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 분석자료를 오픈해 상품개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회전을 위해 평균 45일 동안 묶여 있는 결제관행도 바뀌어야 해요”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쇼핑몰은 백화점 보다 빠르게 움직여 ‘롯데피트인’은 매월 15일 마감 20일 후 결제이므로 평균 27.5일만에 자금회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거래조건 역시도 변형된 임대을 방식을 적용해 크게 빈축을 샀다. 보증금을 받고서도 각 입점업체의 자체 POS가 아닌 롯데피트인 POS를 사용토록 한 것. 오픈 당시 20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 가운데 중소 입점업체로부터 받은 보증금 60억원으로 이를 일부 충당했다고 전해진다. 
 
‘재벌기업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충분히 나올 수 밖에 없다. 지난 9월부터 임대갑에서 임대을 방식으로 거래조건이 바뀐 ‘두타’는 매일 현금이 도는 구조라서 중소기업들의 자금회전에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다. 
20~25% 百 수수료 맞추려면 2.7~3.5배수 돼야 
 
최근 제도권의 리테일브랜드로 자리를 옮긴 B사업본부장은 “백화점이 동대문패션을 수용하기 위해 제도권 브랜드 대비 판매수수료를 대폭 낮췄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20~25% 수준에 달하는 백화점 수수료를 맞추려면 2.7~3.5배수 마크업은 돼야 브랜드 운영이 가능합니다. 가두 대리점 위주로 판매를 하는 동대문패션 브랜드는 2.5~2.7배수를 일반적으로 적용합니다. 문제는 사입처가 비슷하다 보니 브랜드별로 중복 아이템이 넘쳐나는 거죠. 
 
중복 바잉 아이템 경우 백화점에 입점된 리테일형 브랜드에 대한 가격 신뢰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백화점에 입점된 동대문패션 브랜드간 출혈경쟁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구요. 이렇게 방치하다간 두 차례의 어려움을 딛고 부상한 동대문패션이 또다시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요.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백화점의 철저한 감독관 기능이 요구됩니다”고 강조한다. 
 
즉, 컨셉이 뚜렷한 리테일브랜드 위주로 매장을 구성해 소비자에게 지루함과 피로감을 덜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1~2년 동안 동대문패션이 봇물처럼 늘어나 롯데 영플라자 명동점만 해도 신선도가 많이 퇴색했다. 최근들어 온라인 기반의 A브랜드나 동대문 기반의 B브랜드, 제도권에서 진출한 C브랜드 역시도 바잉 상품이 겹치다 보니 모두 비슷해 보이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특정매입· 임대을 방식 중 이점만 수용 ‘빈축’
“제대로 브랜딩을 위해 동대문 바잉 상품도 자체 브랜드로 메인 라벨을 교체하고, 자체 태그도 달고, 잡사도 일일이 제거하고 있어요. 잔손길이 많이 가지만 이렇게 해야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로 인정받지 않을까요? 자체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폴리백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부문까지 신경 쓰고 있어요.” 이번에 「플러스마이너스제로」를 백화점에 데뷔시킨 김 대표의 세세한 설명을 통해 동대문패션이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준비 작업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브랜딩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브랜드도 있지만 메인 라벨과 케어라벨이 없거나, 홀세일 브랜드 라벨을 그대로 달고 판매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라벨갈이가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이유로 이를 교체하지 말도록 권고하는 공문을 각 리테일 브랜드에게 보냈다고 한다. 한술 더 나가 메인라벨과 케어라벨, 브랜드의 태그를 안 붙여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고. 
 
백화점이 칼자루 잡고, 관리는 입점 업체 전가 
 
일부 수렴은 된다. 특히 혼용율을 표기하는 케어라벨 경우 원단을 제대로 시험 분석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1주일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2~3일만에 생산 시스템이 돌아가는 동대문패션에서 이를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동대문패션의 선진화와 양성화, 브랜드화를 위해서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백화점이 이를 권고할 사항인지는 의문이 든다. 
소비자입장에서 메인 라벨 조차 달려 있지 않는 제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리 값싼 가격을 달고 있어도 재고 땡처리 물량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최소 홀세일 브랜드의 라벨을 달고 있거나 더 정성을 보인다면 리테일 브랜드의 라벨을 달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동대문패션 선진화, 百 감독관 기능 절실 요구
 
현재 동대문상권에 포진하고 있는 패션 홀세일 업체수만 해도 1만1800개로 추산된다. 이곳 시장규모만도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이 이틀 단위로 뽑아 내는 스타일 수만 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한국 패션의 경쟁력이다. 한국 상륙 10년 만에 연매출 9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한 일본 「유니클로」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
“한국 패션의 경쟁력은 바로 동대문패션을 얼마나 경쟁력 있게 양성화 활성화 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는 동대문패션을 제대로 키워 낼 수 있는지 실험대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이 칼자루를 국내 패션유통의 대부 역할을 하고 있는 백화점이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유통이 동대문패션의 양성화를 이끌어 낸 것처럼 이제 빅3 유통이 국내 패션산업의 마지막 보루인 동대문패션을 멋지게 키워낼 수 있는 감독관 또는 리더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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