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선스 뒤통수 딜레마… 에이글도 결국
- 초기투자·시장안착 과실만 빼가는 해외기업 분통
- 에이글, 영원서 동일로… 10년 투자 공염불 아쉬워
현재 내수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해외유명 브랜드들도 국내 기업이 라이선스를 통해 기반을 닦아 놓은 경우가 다수다. 국내 독점 전개권을 획득한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유통망 확대와 매출 증대 성과를 이뤄 놓으면, 해외 본사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진출 하거나 무리한 조건을 요구해 전개사를 교체하는 사례는 우리 업계에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브랜드 안착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초기 전개사 입장에서는 분통터지는 일이지만, 일방적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게 업계 현실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라이선스 전개 기업들은 사업투자와 단절위험 사이 딜레마를 외면할 수 없다.
영원아웃도어(회장 성기학)는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운영해왔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AIGLE)’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사업철수 절차를 밟는다.
에이글의 국내 판매권은 ‘라코스테’를 전개하는 동일그룹(대표 서민석)에 넘어간다. 에이글인터내셔날이 라코스테 본사인 드방레와 같은 스위스 소재 모스그룹 계열사인 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동일그룹은 동일레나운, 동일드방레와 같은 합작법인 방식으로 동일에이글을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이선효 동일드방레 대표를 내정했다. 내년 춘하시즌부터 브랜드를 전개하는 동일에이글은 상반기에 조직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헌신적으로 에이글을 전개한 영원아웃도어에 안타까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10년전 국내 시장에 생소한 디자인 감성의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을 론칭해 초기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아웃도어에서는 이례적으로 여배우 김민희를 앞세운 스타마케팅으로 차별화에 성공했고, 레인부츠와 레인코트 등을 메가히트 아이템으로 만들어 냈다. 유통도 백화점 중심으로 전개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했다. 올초에는 배우 고아라와 이동욱을 전속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볼륨확대에 나섰지만, 재계약에 실패하며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를 전개하는 업체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투자에 앞서 본사의 뒤통수치기를 염려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영원아웃도어는 에이글의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등 본사와 신뢰관계가 깊은 데다 브랜드도 캐주얼 트렌드에 맞춰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상황이어서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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