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멈 개런티에 입점업체 눈탱이 맞는다
롯데월드몰, 매출 부진에 입점 업체 원성 쌓여
코엑스몰, 정부출연 무역협회가 중소업체에 부담 가중
복합쇼핑몰들의 무리한 ‘임대을’ 방식에 입점 업체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임대을’ 방식은 백화점과 동일하게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임대료로 지급한다. 하지만 임대을 방식은 통상 백화점보다 수수료가 낮게 책정된다. 그래서 백화점보다 수수료가 낮아 입점 조건이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임대을 방식은 수수료 외에 보증금과 관리비, 카드 수수료 등 별도의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 결코 입점 비용이 백화점보다 낮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보다 더 임대을 방식이 입점 업체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임대을 방식에 따라 붙는 ‘미니멈개런티(Minimum Guarantee 이하 MG)’ 조건 때문이다.
MG는 매출과 상관없이 최소 임대료를 지급한다는 계약이다. 실제 예를 들어 A브랜드는 최근 오픈한 쇼핑몰 입점시 330㎡(100평) 매장에 입점 수수료 25%, MG 5000만원으로 계약했다. 만약 월 2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면 수수료 25%를 적용해 5000만원, 3억이면 7500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한다. 매출이 월 2억원 이상이면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적용하기 때문에 백화점의 입점 조건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월 매출이 2억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MG가 적용된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1억원이 나올 경우 수수료 25%를 적용하면 2500만원이 계산된다. 하지만 2500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MG 금액보다 낮기 때문에 이때는 MG금액 5000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1억원에 5000만원을 수수료로 계산하면 50%에 이른다. 만약 월 매출이 더 떨어져 매출이 5000만원이 발생할 경우 이 때도 마찬가지 MG를 적용해 5000만원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한다. 이때는 수수료가 무려 100%에 해당하는 것이다.
결국 ‘임대을’ 방식은 애초 계약한 매출에 따른 수수료 25%를 적용해 MG 금액보다 낮으면 MG금액 그대로 5000만원을 지급하고 그 이상인 경우는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계산해 임대로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임대을’ 방식은 월 임대료 외에 관리비와 카드수수료까지 추가로 발생돼 업체 부담은 이리저리 가중되고 있다.
◇ IFC몰, 롯데월드몰, 코엑스몰, 타임스퀘어도 확대
MG 조건을 단 계약은 여의도의 IFC몰을 시작으로 롯데월드몰, 코엑스몰, 롯데피트인, 애초 MG 조건이 없던 타임스퀘어와 스퀘어원도 재계약 시 이를 반영해 적용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는 “MG가 입점 업체들에게만 부담이 가중되는 불공정 계약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월드몰의 경우 애초 오픈이 지난해 상반기에서 하반기 10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입점 업체들은 미리 준비한 상품을 고스란히 재고로 처리하는 고통을 겪었다. 오픈 이후에도 잦은 사고와 안전관리 미흡이라는 롯데 측의 잘못으로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에서 MG를 적용하겠다고 해 입점 업체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롯데월드몰은 오픈 후 3개월간 MG 적용을 연기한 상태지만, 3개월 후부터는 이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그랜드 오픈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매출이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30% 더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멈 개런티를 적용한다면 전체 매출의 50%를 롯데에 임대료로 갖다 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건 미니멈이 아니라 맥시멈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토로했다.
코엑스몰에 입점한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국무역협회에서 운영하는 코엑스몰은 롯데월드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다. 입찰 경쟁을 통해 입점 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무리하게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전체 리뉴얼 오픈이라서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매출이 기대보다 훨씬 못 미쳐 MG에 따른 높은 금액을 매달 물게 돼 앞이 캄캄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중소기업들을 위한 비영리단체가 맞는지 의구심까지 든다”고 하소연했다.
유통가에서는 “잘못된 상품 개발로 매출이 안 나오거나, 직원 채용이 잘못돼 매장 운영이 안 되는 등 입점 업체의 실수까지 모두 리스크로 떠 안을 수는 없다. 최소한의 임대료 보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앞뒤 안 가리고 무리하게 입점을 추진하거나 브랜드 운영을 잘 못해 매출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 책임이 있다. 하지만 입점 업체의 잘못이 아닌 유통 업체의 잘못까지 입점 업체들이 떠 앉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유통가의 운영 미흡에 따른 부담은 유통 업체가 가져가야 한다. 따라서 양쪽의 입장에 맞는 합리적인 조건 조율이 필요한 것 같다. 계속해서 한쪽이 피해보는 그릇된 계약은 불만이 갈수록 쌓여 결국 집단 항의 사태까지 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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