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와 함께 일본 국민복 양대산맥이었던시마무라의 추락
패스트패션의 양대산맥으로 국민복과 생활필수품으로 전폭적 지지를 받아왔던 ‘유니클로’와 ‘시마무라’. 이들사이에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아베노믹스에 의한 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틈이 생기고부터다. 지난해 소비세가 증세된 이후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과거 디플레이션 시대에 ‘유니클로’와 동급으로 여겨졌던 ‘시마무라’는 라이벌사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동안,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출면에서 보면, ‘유니클로’는 2009년 8월 5381억엔에서 2014년 8월분기 7156억엔으로 5년동안 33% 증가한 반면, ‘시마무라’는 2009년 2월 4108억엔에서 2014년2월 5019억엔으로 5년동안 22% 증가에 그쳤다. 양사간의 매출 차이는 2009년도 1273억엔에서 2014년도 2137억엔으로 벌어졌다.
양사의 격차는 매장 신장률, 즉 객단가와 방문 고객수로 확연하게 나타난다. 특히 작년 소비세증세와 엔화약세, 현지 생산비용 상승으로 F/W시즌부터 5% 인상(소비세증세분을 감안하면 8% 이상의 가격인상 효과)을 실시한 ‘유니클로’이지만, 소비자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고 가격인상을 받아 들안 것에 비해, 작년봄부터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한 ‘시마무라’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싸면 사는 필수품”으로 전락했다. ‘유니클로’는 싸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이며, ‘시마무라’는 이름없는 저렴한 필수품의 이미지가 인플레이션 전환기를 맞아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유니클로’는 2015년 8월 국내기존점 매출액, 3.5%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시마무라’는 2015년 2분기 실적예상을 하향 수정해 영업이익 예상을 507억엔에서 457억엔으로 내렸다. 노나카마사토사장은 “제품력이 조금 떨어져 있으며, 소비의욕은 있어도 소비여력이 없다”며 “소비자에게 가격대비 적절한 가치를 호소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베총리 취임 이후, 주가상승을 배경으로 작은 사치, 프리니엄 지향적 소비 등 고부가가치화 소비패턴으로 변화하면서 필요한 것은 다소 비싸더라고 지출을 허용하지만 불필요한 품목엔 지갑을 열지 않는 선별 소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신중한 소비양상으로 인해 상품력과 가격 결정력 등 기업 경영력에 따라 동업계내의 기업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가치있는 생활 필수브랜드로 거듭나야
이러한 격차를 가져온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크게 제품 개발력, 글로벌화 전략, 옴니채널과 웹마케팅력의 차이가 글로벌 브랜드와 이름없는 필수품이란 양사의 격차를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제품개발력으로 글로벌 조직에서 소재개발하는 라이벌사와는 달리, ‘시마무라’는 매입조달단계에서 상품 개발이 이루어진다. 또한 소재와 품번을 집약해 단품 할인을 추구하는 라이벌사와 달리, ‘시마무라’는 개별숍에서 소진·보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엔고 디플레이션 국면에서의 현지생산 비용 상승에도 엔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저렴한 해외지역으로의 적극적인 생산지 이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글로벌화 전략으로 글로벌리테일링 기술혁신과 국제감감의 상품기획력이다. 매장인테리어, VMD(비쥬얼머천다이징), 물류 및 가격결정 등 해외 글로벌SPA를 철저히 분석하며 최신 기술도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라이벌사는 이젠 글로벌 SPA의 벤치마킹대상이 되어 있는 반면 ‘시마무라’는 이러한 글로벌 전략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었다.
구미의 프로패셔널팀과 협업한 제품개발의 글로벌화와 해외 유명 디자이너 및 제작자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세련된 제품개발을 하고있는 라이벌사와는 달리 ‘시마무라’는 사내직원들의 해외연수 정도에 그치며 일본지역 시장위주로 일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화로의 대응은 해외 인바운드 고객과 해외 점포매출로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633개의 해외매장에서 총매출의 36.6%를 벌어들이는 라이벌사에 비해 ‘시마무라’의 해외 점포는 대만 37개, 상하이 4개로 총 41개만을 갖고 있어 과거 5년간 13개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541개의 해외점을 가진 라이벌사와 외국인 지명도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
세 번째, 옴니채널 전략과 웹마케팅력이다. 웹마케팅은 EC(E-Commercial)사이트나 SNS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며, 라이벌사는 일본 내 의류 브랜드 중 최대 EC매출을 자랑하며 웹광고 캠페인에서도 세계적인 상들을 수상한 바 있으나, ‘시마무라’는 EC사이트 오픈조차 하지않아 브랜딩력은 물론 EC사이트로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웹룸효과도, 매장에서 EC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쇼룸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시마무라’의 물류 체제는 “산지 직송+소비지 보급 크로스도킹(Cross docking) 교류 물류+CVS형 자사루트 편”의 이상적인 옴니채널 맞춤형으로 빠른 재고 회전율을 보이고 있지만, EC사이트의 부재로 이상적인 옴니채널 판매에 걸맞는 매력적인 브랜드가 없다는 점과 체인스토어 물류 딜레마를 해결할 쇼룸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통상적인 디스플레이와 매장 인원의 동선과 상관없이 배치된 사무기기들 등 세련되지 못한 매장 인테리어로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옴니채널화와 글로벌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요즘 ‘시마무라’는 이상적인 물류 체제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전략에 문제가 없는지, 매장과 상품의 호소력 결여로 초라한 상태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꿈과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방만한 비용만 써버리고 수익율은 저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시점에 접어들었다.
이상적인 물류인프라를 활용해 본격적인 옴니채널화한다면 패스트리테일링사는 물론 세븐&아이홀딩스도 따라잡을 수 있는 뒷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에 이러한 상황이 더욱 아쉽다. 엔화 약세에 따른 원자재 급등과 2차 소비제 증세 등으로 가격 전략에 있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므로, 가치와 가격의 밸런스를 지켜보는 매와 같은 소비자의 눈은 더욱 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상승 및 출점 비용 증가, 오버 스토어 등 심화되는 경쟁격화 속에서 경쟁력있는 독자상품이나 골수 팬을 많이 확보한 가격 결정력있는 일부 기업들이 더욱 강해지는 구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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