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관 교복공동구매, 문제점 노출
원천적 문제점 보완필요, 대형업체의 비정상 마케팅 중단돼야
교육부는 지난 2014년 4월, 개정된 ‘교복 구매 운영 요령’을 발표했다. 앞서 2013년 7월 9일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교복 가격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같은 해 9월 10일 '교복 구매 운영 요령'을 제시했으나 보완 및 개선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핵심은 기존 학부모 주관의 공동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에서 직접 주관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으로, 모든 학생의 참여를 원칙으로, 시·도 교육청별 표준 디자인 제시, 구매 가격 상한제, 교복 물려 입기 활성화, 교복장터 등을 통해 교복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2015년 신입생부터 국·공립학교는 학교 회계 절차에 따라 의무실시 되며, 사립학교는 자율적으로 실시된다. 절차는 교복디자인 선정·공개, 교육청이 정한 상한가격을 반영해 교복 구매 계획 수립,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입찰 공고, 품질 검사 및 가격경쟁에 따른 교복 납품 사업자 선정, 학교 행정실에서 대금납부 및 학교회계 처리, 검수 및 구매 결과 평가 실시로 구분된다.
품질 기준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의 Q마크 검사기준을 권장하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원단 구입 전 샘플 검사(1차), 원단 구입 후 검사(2차) 등으로 확인하게 된다.
첫 시행이라서인지 원천적으로 내재된 문제점이지만 미리 대처하지 못한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교육청이 아닌 학교주관이다보니 소규모 학교의 경우 입찰자체가 아예 없어 몇 번 씩 유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경쟁 입찰이라 최소한 두 군데 이상의 업체가 입찰해야하지만, 업체가 없어 3월 신학기 교복 착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안을 살펴보자면 교육청별 표준디자인을 제시하는데, 그 뿐만 아니라 색상 등 더 상세히 정해 시·도내 어느 학교에서도 약간의 수정을 거치거나 아예 수정 없이 교복 공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즉 최소한 시·도 내 학교 어디든 원단 등을 학교별로 구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A학교 원단 따로 B학교 원단 따로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B학교 인원이 몇 십 명에 불과한데, 학교별로 원단 다르고 디자인이 크게 차이가 나고 하면 자선사업이 아닌 다음에야 입찰할리 만무하다. 즉 어느 정도의 규모를 맞춰줘야 한다.
일부 대형 교복 업체들의 학교주관 구매제도 방해 행위가 문제시 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학무보들에게 교복가격 등이 표기된 교복구매 안내문을 보내면, 학교주관교복구매에 참여할지, 교복물려입기 등을 통해 교복을 구할지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인데, 업체들이 전단지를 통해 학교주관구매가 강제사항이 아니라면서, 허위기재를 통해 개별 구매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학교주관구매가 원칙이지만, 교복 장터, 물려 입기 등을 통해 중고로 구하면 예외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전단지를 보고 학교주관구매를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계약상의 심각한 문제가 보이는데, 입찰업체는 대략적인 추정물량(신입생수)만 알 수 있을 뿐 최종 구매수량은 신입생의 신청에 의해서 확정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입생이 300명이라 300명분을 업체에서 제작했는데, 실제 신청은 200명만 한다면, 100명분의 재고는 고스란히 업체의 몫이다. 신입생 배정도 2월 중순경 끝나는데, 신입생 배정 즉시 수량이 집계되더라도 최종 확정수량통보에서 납품완료까지 보름의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실구매 수량에 따라 교복가격 변동이 가능하도록 입찰내용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개별구매가 비정상적으로 많을 경우 교육부에서 적극 조사해 편법마케팅을 막아야 한다.
한편, 학교주관 구매에 따른 가격인하효과는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기준 교육부가 전국 국공립 중·고등학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학교주관 구매의 전국 평균 낙찰가가 16만 8490원으로 2014학년도 개별구매 평균가(전국 시·도교육청 자료 기준) 25만 6925원보다 34%(8만 8435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업체 위주의 시장점유로 인해 높았던 교복가격의 거품이 빠진 것이다. 4대 메이저 업체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온 강원도의 경우 가격 하락 폭이 낮고, 평균가도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시행착오로 올 3월 동복교복을 못 입거나, 하계복부터 입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몇 개월 못 입는다고 크게 문제되는 건 아니다. 당초 취지를 살려 좋은 품질의 교복을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기 위해 기존 미비한 점들은 보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출처 : TIN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