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등 '리얼 프라이스' 이끈다

2015-02-04 00:00 조회수 아이콘 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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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 등 '리얼 프라이스' 이끈다






바야흐로 가격에 우선한 가치 소비 트렌드가 의식주 전 분야를 강타하고 있다. 성장기 시대에는 디자인과 품질이 가격보다 훨씬 우위의 개념이었다면 가처분소득이 크게 줄어든 저성장 시대에는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가치는 '합리적인 가격(Real Price)'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애슐리퀸즈' 매장에서 이러한 소비자의 흐름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 극동스포츠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애슐리퀸즈'는 평일 저녁시간임에도 삼삼오오 짝을 이룬 젊은이이 빼곡하게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가기까지 기본 대기시간만도 2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임에도 대기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로 입구는 연일 만원사례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가성비 굿~' '가격대비 너무 괜찮아요'라는 방문 후기가 100건 넘게 빼곡하게 올라와 있다. 

과연 무엇이 오픈한 지 갓 한달을 넘긴 신생 뷔페를 서울 장안의 핫 스폿으로 만들었을까? 두말할 필요 없이 바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곳 매장은 이랜드그룹(대표 박성수)이 선보인 외식 전문 브랜드인 '애슐리'의 최상급 버전으로서 런치 1만9900원, 디너 • 주말 2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버전인 '애슐리' 런치 뷔페가 9900원인 만큼 1만원 정도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 뷔페에 가득한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200가지 넘는 음식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신선도와 맛을 자랑한다. 1인당 1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 디너 뷔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랜드그룹이 각종 경매시장에서 구입한 소장품들이 곳곳에 진열돼 있어 볼거리까지 풍성하다. 

마를린몬로 등 헐리우드 스타가 직접 입은 의상과 재클린케네디가 백악관에서 사용했던 의자, 유명 스포츠 스타가 사용했던 용품과 뮤지션들의 음반들...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공을 초월한 멋진 레스토랑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각종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애슐리퀸즈'다. 

가성비를 갖춘 '애슐리퀸즈'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패션산업 현장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는 글로벌SPA와 온라인 및 직구시장의 급팽창이 이를 대변한다. 연간 3조원 규모로 성장한 SPA시장과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패션 직구시장의 급팽창은 '합리적인 가격'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거대한 니즈를 방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3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패션기업들 가운데 이러한 소비자 흐름을 간파하고 제대로 준비된 기업은 과연 몇이나 될까? 작년 한해 국내 대다수 패션기업들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매출은 하락했고, 수익률은 급락했다. 금융감독원에 법인 결산자료가 공식 발표되기 전이지만 아울렛 매출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이 작년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만 봐도 감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를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랜드그룹을 비롯 신성통상 인동어패럴 신원 등은 통합 소싱을 무기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실현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제이엔지코리아 등은 디자인 경쟁력을 무기로 마크업을 줄이고 절대 판매율을 올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성비를 실현하고 있다. 

브이앨엔코 오렌지팩토리 등은 대리점 또는 자체 직영점 전개로 유통 코스트를 절감하며 합리적인 가격대를 만들어 냈다. 원더플레이스 에이랜드 등은 새로운 편집숍 모델로 패션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빠른 속도로 사세를 키워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경쟁력를 갖췄는가? 자신있게 '예스(yes)'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앞으로 지속될 저성장시대를 헤쳐 나갈 실력과 능력이 없다면, 과감하게 구조조정의 칼날을 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대책 없는 확장은 더 많은 피해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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