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진출 글로벌 SPA, 명암 갈렸다

2015-02-23 00:00 조회수 아이콘 2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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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진출 글로벌 SPA, 명암 갈렸다






1월말 영국 ‘탑샵’ 일본 전 매장 철수


2015년 연초부터 일본 패션시장에 암울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SPA브랜드, ‘탑샵’이 1월말부로 온라인 매장 조조타운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전 매장의 폐점을 발표했다. 

2008년 ‘H&M’의 일본 진출 이후,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외국 패션체인의 적극적인 일본진출과 다점화 양상으로 일본 로컬체인 붕괴 및 외국자본에 잠식당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빈번한 할인판매로 가격신뢰감이 추락했고, 일본 국내업계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입혔던 해외 SPA브랜드의 일본시장에서의 생존경쟁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승승장구하는 ‘H&M’ ‘자라’ ‘갭’과 일본시장에서의 퇴진을 발표한 ‘탑샵’과 ‘미쏘’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 그 자체였다.

해외 SPA진출 직후의 열기와 함께 다점화가 진행되며, 해외 유명 패션체인 업계의 판매 효율은 일본 국내기업보다 한단계 낮은 위치이며(교외SC에서는 유니클로의 절반 이하), 재고 소화율과 상품회전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아, 결코 녹록한 비즈니스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생산에 의한 극단적인 저비용 조달능력은 일본로컬체인으로서는 흉내낼 수도 없는 구조였으며, 글로벌전개를 위한 고비용을 커버하기 위한 '초(超)' 저비용조달, 프로모션, 로지스틱을 효율화하는 일정이상의 사업 규모가 필수적이다.

통계를 보면 진출이후, 3~5년사이 20~24개의 매장오픈이 진출분기점이라는 이론이 있듯, 진출분기점까지는 집중적인 자본투자가 불가피하며, 어정쩡한 합작으로는 현지 정착이 어렵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한다.  

◇ 왜 ‘탑샵’은 일본에서 실패했는가

독특한 아이템으로 유독 패션관련업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하이스트리트 패션브랜드인 ‘탑샵’.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벤치마킹은 물론, 내놓고 디자인을 카피 할 정도로 인기있는 브랜드다. 이러한 세계적인 SPA브랜드인 ‘탑샵’, 도대체 일본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본 독점판매권을 가진 T’s는 "향후 사업 지속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서구의 패스트 패션 진출이 이어져 왔지만 유명SPA의 전 매장 폐점은 처음이다. 

첫 번째 원인은 영국 본사에서 직접 진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경쟁 브랜드의 경우, 일본법인을 설립해 직접 사업을 총괄/통제하는 것이 기본 관례였으나, ‘탑샵’은 일본부동산업계의 거물, 모리빌딩유통시스템과 주식회사JBF파트너즈가 공동 출자한 T’s 주식회사라는 신규 일본회사가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2008년 10월 라포레 하라주쿠에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영국 ‘탑샵’의 매장을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매장에 대해 이질감을 느꼈을 정도로 브랜드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며, 과연 일본시장에 어필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브랜드의 포지셔닝도 ‘H&M’처럼 저렴하지도, ‘자라’처럼 고감도를 표방한 것도 아니며, ‘갭’처럼 파격적인 가격할인세일을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였다. 

또한 글로벌 법인시점에서 보면, 일본시장이 어려워도 해외 다른 지역에서의 매출이 뒷받침되면 일본에서의 마이너스분을 분산수용할 수 있으나, 일본 별도 법인이라는 것은 독특한 구조에서는 장기간의 마이너스를 부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두번째로는 급격한 엔-파운드 환율변동으로, 일본진출년도인 2008년에는 1파운드당 120엔이었으나 2015년에는 220엔으로 2배정도 상승했으며, 독자적인 일본법인에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탑샵’의 영업부진으로 엔저가 원인이라고 단순하게 주장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H&M’과 ‘자라’등 다른 SPA브랜드는 같은 조건에서 매장수를 오히려 확대했으며, ‘갭’은 기본 매장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엔저파급이 ‘탑샵’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독자적인 일본법인이란 구조에서는 이해될 수 있는 원인이다.

세 번째로는 SPA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한 매장수이다. 각 매장의 정확한 매출은 알 수 없지만, 6년동안 오픈한 5개의 매장으로는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히기엔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수익기반을 기대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글로벌 SPA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서플라인 체인과 로지스틱투자비용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은 적어도 20~24개는 되어야 한다. 

저렴한 가격에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의 패스트패션은 매장 확대 또한 마케팅의 일부로 고객인지도와 호감도를 불러올 수 있으며, 이러한 여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각종 매스컴을 활용해야 한다. ‘유니클로’의 경우, CM은 물론 신문의 개별광고지까지 잘 활용하고 있다.  

해외SPA나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시에는 어김없이 오픈 며칠전부터 밤새우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관을 연출하며 헬기까지 동원할 정도로 매스컴의 취재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매스컴활용은 ‘H&M’이 단연 선두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콜래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브랜딩을 잊지 않게 해준다.  

◇ 글로벌 SPA의 운명은 로컬회귀와 놈코어 트렌드에 의해(?)

온라인 매장 조조타운이외의 ‘탑샵’의 일본 오프라인 전 매장폐점이란 결과는 일본내 운영회사의 매장운영방법과 영국 본사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탑샵’은 일본 진출에 있어서 본사의 직영도 아니었으며, 08년 10월 본격 진출부터 6년동안 5개의 매장 오픈이라는 점과 ‘미쏘’의 경우, 2년동안 2개의 매장 오픈은 영업이익이 아니라 기존 매장을 유지하기에도 힘겨웠을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화와 모드 트렌드의 열기가 식으며, 로컬회귀와 놈코어가 확산되면서, 저렴한 단가가 아닌 합리적인 단가로 경쟁력있는 일부 브랜드만 살아 남고, 저효율 외국 패션 업체의 철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시장에서 해외 SPA의 축제가 막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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