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진검승부에 로컬 기업 ‘멘붕’ 우려
‘유니클로’ 3조원 선언에 지역 상권까지 타격 예상
‘탑텐’ 프리미엄 데님, 면바지, 스웨터 등 킬러 아이템으로 응수
국내외 SPA 기업들의 파상공세로 국내 패션시장이 근본부터 요동치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은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소비침체로 대다수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SPA 기업들은 이를 새로운 기회시장으로 보고 과감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기업들은 글로벌 마켓에서의 성공으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 그 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컬 기업 가운데는 ‘탑텐’과 ‘스파오’ 등 소수 브랜드만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탑텐’은 60여개 직영 점포를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는 매 시즌 킬러 아이템을 과감하게 선보이는 등 기선 제압에 나서고 있다.
◇ ‘탑텐’ 프리미엄 데님 18만장 공급
지난달 23일 설 연휴가 끝난 직후 국내 대표 SPA 주자인 ‘탑텐’은 일부 일간지에 “프리미엄 데님을 3만9900원에 판매한다”는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이 브랜드를 전개중인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은 터키에서 데님 원단을 직접 수입해 무관세 지역인 베트남에서 CM으로 생산해 공수했으며 올 봄에만 18만장을 1차로 매장에 공급했다. 이 상품은 초기부터 매주 5000장 이상 판매되는 등 소비자들에게도 인정받았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면바지, 다운 베스트에 이은 킬러 아이템이다. 이미 면바지는 탑텐과 지오지아, 올젠, 폴햄 등 8개 브랜드에서 올 상반기에만 250만장 공급할 만큼 확실한 생태적 지위를 확보했다. 데님 다음에는 스웨터를 킬러 아이템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글로벌 SPA 기업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다. 일본 ‘유니클로’의 한국 파트너인 롯데백화점 내 핵심 임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일본 야나이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읍 단위 시장을 직접 점검했으며, 이때 ‘유니클로’는 향후 5년 이내 한국시장의 외형을 3조원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전국 읍 단위에 200여개 점포를 신규 개설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 국내 1000억원대 브랜드 40~50개 사라질 것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1조원을 판매한 ‘유니클로’의 판매 추세를 감안하면, 이같은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유니클로’의 구매고객 분포에서도 40~50대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한 경영 컨설턴트는 “베이직에 충실한 ‘유니클로’의 상품력은 40~60대 고객까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읍 단위에서도 가능하다. 특히 매출 대비 임대료 비율을 5% 내외로 맞추는 유통 전략까지 보태진다면 지역 패션상권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유니클로’의 낮은 판매가격을 감안한다면 3조원은 국내 패션시장 기준 4~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연매출 1000억원짜리 40~50개 브랜드가 사라진다는 것이며, 지역 점포들도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적인 ‘유니클로’에 비해 스페인 ‘자라’는 대조적인 입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신생 콘텐츠인 ‘자라홈’ 외에는 유통망 확대를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2015년에는 전년대비 물량은 5% 감소시킨데 비해 외형은 5% 늘려 잡는 등 철저한 효율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매출 4000억원을 바라보는 지금도 본사 인원을 24명으로 제한하면서도, 재고소진율 97%란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 회사의 경영전략을 알 수 있다.
◇ 복합쇼핑몰 활성화로 양극화 가속화될 것
복합쇼핑몰과 뉴근린상권 활성화 등 채널 생태계 변화 또한 SPA 기업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엑스몰, 롯데쇼핑몰, AK몰 등 복합쇼핑몰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SPA와 F&B 위주로 엠디를 구성하고 있으며, 임대보증금과 판매수수료에서도 차이를 두고 있어 양극화를 부추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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