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패션위크 2015’ 리뷰
정부, 패션 산업 육성에 팔 걷어 부쳐
‘인도네시아 패션위크 2015’가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일 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렸다.
남, 여성복을 비롯해 가방, 신발, 장신구 등 액세서리, 수영복,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 소재인 바틱과 완제품까지 2522종, 747개 브랜드가 참가해 전시 부스를 열었고, 32개 브랜드의 패션쇼가 진행됐다.
지난 2012년 처음 시작된 인도네시아 패션위크는 인도네시아 패션디자이너 협회(APPMI) 주최로 연 1회, 2월에 개최되는 현지 최대 규모의 패션 전문 박람회다.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오뜨꾸뛰르 컬렉션 중심의 자카르타 패션위크(매년 7월 개최)와 양대 패션행사로 꼽히며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일반 소비자 간 거래)가 한자리에서 이뤄진다.
◆B2B, B2C 활발... 4일 내내 북새통
이번 인도네시아 패션위크는 3년차 신생 박람회임에도 성황을 이뤘다.
주최 측은 행사 기간 동안 바이어와 일반 소비자, 매체 등 총 10만여명이 행사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패션위크는 견본 시 성격의 유럽 전시와 달리 현장 판매 위주의 도매 시장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때문에 부스에서 수주 상담을 벌이는 바이어는 거의 없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매상과 일반 소비자까지 뒤섞여 거래가 이뤄진다.
참가 브랜드는 중산층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매스티지 브랜드들. 여성 토틀 ‘소피(Sophie)’와 같이 주요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현지 제도권 브랜드도 많다. 의류는 편차가 크지만 평균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소가죽 핸드백의 경우 2백만 루피아(한화 기준 약 20만원) 안팎. 3,000불 수준인 인도네시아 GNP를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대다. 초기에는 중저가대 상품이 더 많았으나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회가 의도적으로 상품 수준과 참가 기준을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전시 상품의 절반 이상은 무슬림 여성을 위한 히잡과 관련 액세서리, 바틱 등 토종 패션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현지 패션업계서는 무슬림 전용 또는 전통 복식이 의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성복 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수요가 많은 가죽가공과 세공, 염색 등 카테고리별 또는 지역별 생산자 조합은 상당 수준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APPMI는 OEM 생산지뿐만 아니라 유통 시장으로서도 글로벌 패션의 중심지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개막 행사에 5개 부처 장관이 참석했고 이번에 브랜드, 디자이너, 스폰서십과 파트너십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전시에 특화했지만 올 해는 현지 유명 디자이너인 포피 다하르소노() 등이 참가했고, 주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디자이너 패션쇼를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홍혜진(더스튜디오케이), 권문수(문수 권), 이지연(쟈렛) 디자이너가 개막일과 폐막일 프라임 타임에 쇼를 선보여 현지 미디어의 큰 관심을 모았다.
2억5천만 인구의 힘...연평균 6% 경제 성장
한류 연계한 K-패션 성장 잠재력 주목
“인도네시아는 저렴한 인건비의 생산기지로서도 매력적이지만 유럽식 문화와 생활방식에 익숙한 2억5천만의 잠재 소비자가 있는, 패션 시장으로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곳입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인도네시아 패션 시장을 ‘가능성이 열린 곳’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세아, 한세 등 200여 국내 봉제 업체가 진출, 1만명이상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카르타 패션위크를 통해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이상봉 디자이너를 제외하면 이곳에 접근한 국내 기성 패션 브랜드는 전무했다.
그러나 최근 현지 우리 공관이 인도네시아 시장과 한국 패션을 잇는 가교역할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 부는 한류 바람을 활용, 패션을 포함한 한국 문화산업 콘텐츠를 인도네시아 시장에 사업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취지다. 그 일환으로 주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은 올 패션위크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 한국 디자이너 패션쇼를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패션시장의 잠재력이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2억5천만명에 이르는 인구, 그에 따른 내수 시장 규모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5천만명을 넘어서 작년 기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고, 경제성장률은 내수 활황으로 최근 3개년 평균 6~7%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정부는 섬유?봉제?패션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규정,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우리 기업의 자생이 어려운 환경도 존재한다. 전 국민의 87%가 무슬림이어서 우리와 복식 문화에 차이가 있다. 현재 정확한 통계 수치가 나와 있지 않지만 인도네시아 연간 패션시장 규모는 17조원 정도로 추산, 기성복 수요가 인구 대비 떨어진다. 아열대성 기후, 극심한 빈부격차, 체형의 차이 등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집중되고 소득 수준이 높은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상당히 잘 발달되어 있는 쇼핑몰과 급성장하는 TV홈쇼핑 시장, 젊은 인구와 늘어나는 중산층은 인도네시아의 저력으로 꼽힌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