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마크’ 단속 … 발등에 불 떨어진 동대문

2015-03-10 00:00 조회수 아이콘 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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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마크’ 단속 … 발등에 불 떨어진 동대문





동대문 “여기는 속도가 생명, 발목 잡을건가”

서울시가 오는 5월 1일부터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이하 공산품안전법)에 대한 강력 단속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이에 대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법안 개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품안전법은 기업들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의류, 신발, 안경, 주얼리 등 공산품은 시험검사를 통해 국가통합인증마크 ‘KC마크’를 인증 받은 뒤 유통되어야 한다.(위해성, 안전사고율 등에 따라 안정인증, 자율안전확인, 안전ㆍ품질표시 등 차등 구분된다)

브랜드 메이커들의 경우 법 제정 이후 제품에 KC마크를 부착, 판매하고 있지만 동대문과 남대문, 종로 등 대형 시장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KC마크를 인증 받으려면 최소 3~4일에서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는데 기동력 싸움이 중요한 시장의 특성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소비자들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시장 상품도 공산품안전법이 적용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민생경제과 김현기 주무관은 “공산품안전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형 시장 등에서는 불법 제품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일정 계도 기간을 거쳐 단속을 강력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 측의 반응은 어둡기만 하다. 국내 최대 의류시장 동대문은 3만개 점포, 연 10조원 규모(추정)의 의류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현재 환경으로는 공산품안전법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장 사이클은 새벽에 주문이 들어오면 5~6시쯤 원단과 부자재를 발주하고, 9시경 원부자재가 모아지면 생산에 들어간다. 빠르면 오후 늦게, 늦어도 밤이면 상품이 나온다. 이렇게 하루 사이에 주문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이뤄지고 있는데 안전 시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지금의 비즈니스 구조가 큰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등 해외 바이어들의 경우 체류 기간이 통상 3~4일에 불과해 오더를 받더라도 완제품을 보여줄 수 없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고, 그만큼 세계 시장에서의 동대문 시장 경쟁력이 뒤떨어지게 된다는 우려다.

A상가 상인운영회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의 동대문 경쟁력은 패스트(fast) 패션”이라며 “원부자재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이 한 곳에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안전 시험으로 시간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상가 관계자 역시 “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은 부담할 수 있지만 생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동대문 시장의 경쟁력은 끝”이라며 “상권의 악화를 부채질하게 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시장 상권에서 요구하는 것은 시간 보증이다. 검사가 필요하다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동력 싸움이 중요한 시장 경제에서 검사에 들어가는 시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상권 인근에 시험인증기관 설치와 계도 기간 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크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KOTITI시험연구원 등 섬유가죽제품 관련 시험인증기관의 분소 설치를 통해 시장의 기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의 조치가 필요하며, 공산품안전법에 대한 홍보와 이해를 위해서는 계도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대한 개정도 요구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개별 제품에 대한 검사가 원칙이다 보니 제조업자들이 한 업체에서 원재료를 공급받더라도 각각이 시험검사를 해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원재료에 대한 규격 성분 보증이 이뤄진다면 수많은 제조업체들의 시험검사가 필요 없게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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