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신발 시장을 점령한 캐주얼화
아찔한 하이힐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슈콤마보니’가 뭉툭한 스포츠 스니커즈 하나로 1년 새 4만족을, 후속 제품으로 4개월 만에 4만족을 팔아치웠다.
최근 구두 업계가 캐주얼라이징에 적극 가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가 캐주얼화 도입기였다면 올해는 확장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주얼화의 대표 아이템은 슬립온, 스니커즈. 올 봄 최고 히트 상품으로 부상한 것은 물론 탐스, 스베누, 락켄 등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가 백화점 구두 PC를 차지하기 시작하자 업계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유력 구두 브랜드 대부분이 캐주얼화 구성 비중을 올들어 40~60%까지 확대한 것.
디에프디의 ‘소다’는 지난해 드레스 슈즈 군 비중이 60%였지만 올해 캐주얼화를 60%로 구성했다.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이례적으로 스니커즈 섹션을 별도로 만들어 슬립온, 운동화, 스니커즈로 아이템을 다각화 했고, 이달에만 130개의 캐주얼화를 쏟아냈다.
특히 이 회사는 감도높은 수입 캐주얼화를 늘려 전체 캐주얼 군에서 그 비중을 15~25%까지 구성했다. 포르투갈 슈즈 ‘콕스’, 이탈리아 ‘크리오’, 하이엔드 스니커즈 ‘스타오’, 스페인의 ‘이탈리아 라이온리’ 등 올 봄에만 4개의 새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탠디의 ‘탠디’는 지난해 캐주얼화 판매율이 구성비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춘하 시즌 남녀화를 통틀어 40%로 구성했다.
금강제화도 빠르게 캐주얼화를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매장 내 캐주얼화가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캐주얼화를 매 시즌 조금씩 늘리는 한편 남화는 ‘고어텍스 서라운드’, 여화는 ‘르느와르 스튜디오’를 간판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경통상의 구두 ‘미소페’와 편집숍 ‘솔트앤초콜릿’도 모두 캐주얼화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는 소량 코디 아이템으로 출시하는 정도였다면 올해는 스니커즈, 슬립온 등을 전략 아이템으로 출시하기에 이른 것. 이 두 브랜드 모두 캐주얼화를 전년대비 2배 이상 늘려 잡았다.
이러한 경향은 여름 시즌에 더 가열될 전망이다.
비경통상의 ‘미소페’는 신발 바닥은 운동화형, 어퍼는 샌들을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샌들을, 디에프디의 ‘소다’는 코르크 바닥의 ‘버켄스탁’ 형 샌들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캐주얼화되는 패션 경향에 대응하는 구두 업계의 변화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슬립온과 스니커즈, 운동화 같은 아이템의 특성상 저가 상품이 압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따라서 본래 구두 업체들이 강점이 있는 아이템에 집중하는 쪽이 낫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두 업체가 출시하는 캐주얼화는 천연가죽에 국내 수작업 생산으로 가격이 비싸다. 반면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으로 들여오는 값싼 제품이 온라인을 포함한 다채널에 깔리고 있다. 시류를 무조건 따라가다 보면 원래 잘했던 것들마저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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