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사들이 SPA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패션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SPA의 경우 1개 매장이 수백 평에 이르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진출할 시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
한 개 백화점 점포에서 600평을 차지하는 ‘H&M’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30~40개 매장을 합친 규모다.
더욱이 글로벌 SPA의 경우 백화점 입점 수수료가 심하게는 국내 업체들 대비 1/4 수준밖에 안 돼 베이스 경쟁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일반 브랜드들은 백화점 수수료가 30% 중반에 달해 원가 대비 판매배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를 지금의 1/2 수준으로만 낮춰줘도 SPA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사들 역시 SPA의 효율성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수백 평의 매장에 유통 수수료는 국내 브랜드의 절반도 안 돼 효율성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
SPA 매장의 판매 수수료가 절반이라고 가정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만 국내 브랜드들에 비해 평당 매출이 2배 이상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안양점에서 4년 가까이 영업한 ‘자라’ 매장을 들어내야만 했다. 당시 롯데 측은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평당 효율이 안 좋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일부 점포에서도 SPA 매장을 철수하거나 축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SPA 운영을 확대하려는 것은 결국 집객력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등으로 이탈하고 있는 젊은 층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콘텐츠가 필요하고 이 중 하나가 SPA라는 판단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당 수백 평에 달하는 공간을 차지하는 대형 콘텐츠인 만큼 공격적인 확대가 쉽지는 않지만 호응도와 집객력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출 실적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도 위안이 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부문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SPA군은 동일매장 기준 10~11%의 성장세를 보였다.
홈플러스 역시 ‘유니클로’가 지난해 15개 매장에서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월평균 매출이 5억원 중반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과 6월, 7개 매장을 연 것을 감안한 수치다. ‘탑텐’도 4억원 중반대로 집객력 향상은 물론 효율 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볼멘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다. 국내 브랜드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체의 미래 자원이 SPA가 될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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