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연말 상장 예정… 패션업계·주식시장 영향은?

한국패션협회 2014-09-02 00:00 조회수 아이콘 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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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연말 상장 예정… 패션업계·주식시장 영향은?

 



 

패션·전자부문 두 마리 토끼 잡나

이를 위해 캐주얼 브랜드 ‘후부’ 사업을 즉각 중단하면서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했다. 제일모직은 패션부문을 매각한 자금을 전자재료·화학 등 소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고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까지 흡수함으로써 ‘의식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이 채 못 된 시점에서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은 다시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패션과 전자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이 이 두 사업부문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상당한 고부가가치성 때문이다. 실제로 OLED 사업은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규모도 연 200조원에 달한다.

제일모직은 앞서 지난 2011년 구미사업장에 OLED 소재를 양산하기 위한 공장을 준공했다. 첫 제품으로 지난해 4월 ETL소재를 생산,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4’ ‘갤럭시S5’ ‘갤럭시노트’ 등에 공급했다.특히 지난해는 삼성에버랜드에 패션사업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OLED 전문 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하는 등 관련 소재사업 확대를 위한 사업 기반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이 결과 올 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고부가 소재 양산에 성공했다.

인광 그린 호스트로 불리는 이 소재는 발광층에서 녹색 빛을 내는 소재로 그동안 외국업체가 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연간 생산 능력은 현재 5톤 규모다. 향후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적용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일모직은 올해 OLED 사업에서 약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올해부터 패션부문 매출 기지개

패션부문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 패션업계는 장기화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부활할 가능성이 가장 큰 업종이다. 그러나 제일모직이 지난해까지 패션부문에서 올린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실제로 패션부문은 2013년 2~3분기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 비중도 점차 줄어들어 30% 밑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제일모직 측으로선 사업 비중이 축소되고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돌아선 패션사업을 계속안고 가기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었다.회사 관계자는 이때 “패션사업 양도 결정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공격적이고 선도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소재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여 선도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경기회복과 더불어 패션경기의 부활이 점쳐지면서 다시 패션사업부문을 한층 강화했다. 더군다나 SPA브랜드로 내놓은 ‘에잇세컨즈’가 해외 SPA브랜드의 한국시장 장악에도 불구하고 매출 달성에서 큰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패션사업 추진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된 것.

실제로 삼성에버랜드의 패션부문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4분기 4.82%에 불과했지만 올 1분기에는40.39%로 급증해 각 부문 가운데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에잇세컨즈’의 역할이 매우 컸다. 전체 매출 1조8000억원 가운데약 10%인 1300억원을 달성한 것. 올해는19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형 SPA 롤모델 될까?

특히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사장이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고 3년간 준비해 야심 차게 내놓은 브랜드다. 이 사장은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든다는 목표로 ‘에잇세컨즈’ 경영을 진두지휘 해왔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해외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개척과 공급망 확대를 통해 글로벌 SPA 브랜드인 스웨덴 ‘H&M’, 스페인 ‘자라’, 일본 ‘유니클로’에 버금가는 글로벌 톱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현재 한국 SPA 시장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조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해외 SPA 3대 브랜드인 ‘유니클로’, ‘자라’,‘H&M’의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액 합계는 총 1조439억원으로 전년보다 30.68% 증가했다.

2010년 합산 매출이 397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이 가운데 ‘유니클로’의 성장세가 가장눈부시다. 지난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지난해 국내 패션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최고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한국에서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7.5%, 7.1% 증가한 6940억원, 687억원을 달성했다.

점포는 지난 2월 기준117개(온라인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자라’는 지난해 전년 매출액 2039억원보다 11.48% 늘어난 2273억원의 매출성과를 올렸다. 한국 진출 첫해인 2008년3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H&M‘은 한국 진출 4년만에 매출 1000억원 달성에 성공, 지난해12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전년 899억원보다 3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중국시장 등 해외 역진출 가능성은

제일모직의 이런 구상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SPA 패션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무척 높아지면서 한국 SPA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동반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에서도 이들 브랜드가 합친 금액의 약 10%를 점유했고 소비자의 인지도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여서 한국형 SPA의 새로운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시장 외 ‘에잇세컨즈’의 글로벌 진출은 어떻게 진행될까? 제일모직은 현재‘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최대급 패션시장이기 때문이다. ‘에잇세컨즈’는 일단 가두점 형태의 진출보다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중국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계열그룹인 신세계가 이미 중국 각 지역에 진출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국내 유통기업 최초로 중국상하이(上海)에 해외 진출 1호점을 열었다.상하이는 1선 도시이면서 최대 상업도시이기 때문에 소비력이 높고 다양한 해외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상하이에서의 매장 입점은 큰 문제가 없다. 최근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패션기업들이 상하이에 진출하기를 원하지만 비싼 입점수수료와 임대료 등으로 입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에잇세컨즈’는 미리 터놓은 유통망을 통해 중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고부가가치 사업을 한꺼번에 운영하려면 일단 자본이 큰 문제다. 제일모직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상장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상장 주관사 선정전에 참여한 국내외 IB(투자은행)들은 예상 시가총액을 대부분 10조원 이상(주당400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풀 죽은 패션주 부양 이끌 가능성은?

액면가는 당초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 조정됐다. 계획보다 주식의 물량은 더 늘리고 공모가는 최대한 낮춰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다. 제일모직은 당초200원으로 액면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거래소 상장규정상 의무공모 비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200원으로 분할해도 충분히 요건을 맞출 수 있다. 200원으로 액면분할하면 제일모직 발행주식 수는 200만주에서 5000만 주로 크게 늘어난다.

제일모직은 액면분할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중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투자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패션주가 주식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주는 현재 한세실업, 영원무역, 대현, LF 등 28개 기업이 상장 등록돼 있다. 그러나 주가가 대부분 저평가되어 있거나 패션업종의 장기불황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몰려들 만한 충분한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패션주는 대기업이 주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다른 업종과 달리 한세실업, 대현, 영원무역 등 중견기업의 주식이 오히려 강세를 띠고 있고 주가가 10만원이 넘는 주식은 단 몇 개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대장주도 대기업인 LF에서 한세실업으로 바뀌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8% 증가한 300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75.1% 늘어난 100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패션업계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명확한 콘셉트, 해외시장 진출 성공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일모직의 경우 ‘에잇세컨즈’를 핵심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을 진행 중인데, 이는 관련 업계가 분석하고 있는 성공 요소와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이런 시점에서 주가총액 약 2조원에 가까운 제일모직주가 시장에 등장할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패션주쪽으로 옮겨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았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진단은 내놓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투자가들의 관심은 삼성주의 특성상 단순히 수익률을 올리기보다는 배당과 지분에 더 관심이 몰릴 수 있다는 것.

한 증권업체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제일모직이 패션부문을 강화하면서 주식을 공모하고 있지만 패션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석을 내놓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는 향후 지켜보아야 할 사안이지만 배당에 관심이 많은 투자가들이 제일모직 주식에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