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의 부티크 하우스, 그녀가 그리는 가치 있는 삶

한국패션협회 2016-09-09 00:00 조회수 아이콘 1252

바로가기
패션 디자이너의 부티크 하우스, 그녀가 그리는 가치 있는 삶



 


아늑한 소통 공간 ‘마리하우스’로의 초대

묵직한 원목 문을 밀고 들어서면 마치 누군가의 집에 들른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손때 묻은 나무의 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원목 마루와 가구, 그리고 공간 전체를 감싸는 화이트 컬러의 조화가 내추럴하고 편안하다. 이곳은 니트웨어 전문 패션회사인 희원기획 유명해 대표의 부티크 ‘마리하우스’다.
 

“더 가치 있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죠. 단순히 내 브랜드의 옷을 보여주기보다 각종 강좌나 음악회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기부도 하는 공간을 꿈꿨어요.” 그녀가 이곳에서 그리는 그림은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서로 나누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나아가는 삶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품어온 생각이지만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건 1~2년 전. 뉴욕, 파리 등 세계 곳곳을 다닐 때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아보고, 이를 정리한 콘셉트 맵을 만들 정도로 그녀가 그리는 공간의 모습은 아주 명확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나무’의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에요. 한때 아주 모던한 디자인만 고집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존재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이 좋아졌죠.”

절제된 프렌치 스타일의 공간에는 로맨틱한 여성스러움과 모던하고 매니시한 요소가 절묘하게 공존한다. 어느새 그 위로, 부드러운 촉감의 캐시미어 니트에 모던한 세련미를 더한 그녀의 옷이 아련히 겹쳐 보이는 듯하다.

마리하우스의 가장 내밀한 곳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다. 블랙을 메인으로 사용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유 대표의 작업 공간이다. 컬러는 강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곳곳에 클래식한 요소가 자리해 조화를 이룬다.

“원하는 바가 아주 분명했기 때문에 70%라도 실현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SNS에서 우연히 마젠타 권순복 대표를 알게 되었죠. 언뜻 보면 서로 정반대 스타일 같은데, 이야기를 나눌수록 통하는 게 많았어요.”

니트 디자인을 하며 많이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크하고 남성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유 대표는 권 대표의 페미닌하고 로맨틱한 감성을 만나 공간이 훨씬 풍부해지고 편안해졌다며 마리하우스에 대한 애정을 남김없이 드러낸다.

“디자인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예전 작업을 다시 한 번 쭉 훑어봐요. 빼곡히 정리된 사진과 기록을 보고 되새기며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받는 거죠.” 그녀의 니트 브랜드 마레디마리는 다른 브랜드처럼 해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지 않는다.

과하지 않고 심플한 선과 시대를 초월한 품격 있는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이며 한 사람에게 꼭 맞는 오더메이드 니트웨어를 만든다. 앞으로도 시류에 편승하기보다는 그저 묵묵히 자신의 디자인을 하고 선배로서 후배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녀.

마리하우스는 상업적인 부티크이기보다 언제라도 들러 담소를 나누고 그녀의 옷들을 입어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상 속 공간으로 꾸려갈 생각이다.

아직 정리 중인 옥상 공간까지 마무리하면 내년에는 이곳에서 패션쇼도 열 계획이라고. 그녀의 가치가 눈부시게 빛날 이 공간에서 지금보다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