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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박성철 신원 회장
고도성장의 새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주)신원이 명실상부한 초일류 섬유·패션기업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IMF란 전대미문의 국가적 대위국(大危局)을 맞아 혹독한 워크아웃에 가장 먼저 편입됐다 가장 먼저 졸업한 저력을 바탕으로 눈덩이 흑자를 기록하는 우등생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실제 기업환경이 어려웠던 작년 한해 매출 3600억원에 영업이익 191억원, 순익 11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덕분에 금년말이면 회사 부채가 사실상 제로상태가 돼 내년부터는 무차입경영에 들어간다. 모두가 겁먹은 개성공단에 1호로 진출해 신산고초를 극복하고 성공신화를 이룩했고, 이를 계기로 오늘의 개성공단 붐을 조성한 것 역시 신원의 선구자적 역할 때문이다. 개성공단이야말로 남북 긴장완화의 상징이자 시장경제의 실험장이란 대전제 아래 북측이 장난칠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이 모두가 총수인 박성철 회장(67)의 탁월한 통찰력과 과감한 추진력에서 비롯됐다. 그 바탕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박 회장의 신앙경영, 사람을 중시하는 인간경영 그리고 도덕을 중시하는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실천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재계 역시 반기업정서가 갈수록 팽배한 척박한 풍토에서 박회장의 도덕경영, 신앙경영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에서도 워크아웃 기업의 성공사례와 개성공단 진출 1호 기업의 성공신화에 대한 박회장의 특강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때마침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필연적으로 제기될 개성공단 역외가공 인정문제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요르단의 운영실태를 둘러보고 온 박성철 회장을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만났다.
-예전같지 않게 대학특강은 좀 피하실줄 알았는데 며칠 전 단국대학 특강때 학생들의 갈채가 대단했다면서요…(웃음)
“회사경영, 신앙생활, 대외활동 등으로 시간이 워낙 부족해 대학에서의 특강요청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어요. 그런데 단국대에서 워크아웃에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먼저 졸업한 비결과 개성공단의 성공신화에 대해 강의를 부탁해 할 수 없이 나갔죠. 수많은 학생과 교수들에게 나의 기본 철학과 경영비결 신앙경영에 대해 체험적인 얘기에서부터 비전에 이르기까지 꾸밈없이 전개했더니 호응이 아주 좋더군요.”
-경영철학은 다시 듣기로 하고 최근 요르단을 다녀오신 걸로 압니다. 해외공장이 많은데 요르단에까지 현지 공장을 검토하시나요.
“투자가 아니고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아시다시피 한·미 FTA협상이 타결됐지 않았습니까. 협정내용에도 명기되다시피 개성공단 제품의 역외가공 인정문제가 초미의 관심사 아니겠어요. 앞으로 한·미 양국간에 역외가공문제를 다루기 위한 별도위원회를 운영하게 될텐데 이에 대비해 이스라엘이 역외가공하고 있는 요르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미리서 알아보기 위한 것 입니다.”
-미국이 ‘메이드인 이스라엘’로 인정하고 있는 요르단의 역외가공 실태는 어떻게 운영되던가요.
“그게 우리의 개성공단 개념과는 달라요”이스라엘이 7년전부터 요르단에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 운영하고 있던데 이스라엘의 원부자재 조달 비중이 약20% 남짓이고 나머지 80%는 요르단에서 가공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이 공장 근로자가 요르단 인력이 아니고 거의 인도·파키스탄 등 제3국 사람들이에요. 개성공단 근로자 100%가 북측사람인데 그곳은 달라요”
-이스라엘이 투자한 요르단 공장들이 활발하게 돌아가던가요.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활발하지 못한 것 같아요. 생산성도 개성공단과는 비교될수 없을만큼 떨어지고요. 작년부터 한국의 자수업체 한 곳이 그곳에 진출해 가동하고 있던데 그중에서도 비교적 잘된다는 한국기업이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을 정도니 짐작이 가죠”
-그렇다면 요르단에 비해 개성공단 제품의 ‘메이드인 코리아’당위성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이죠. 개성공단은 100% 남측자본에 원·부자재를 전량 남측에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메이드인 코리아’인정은 당연한 것이죠.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수관계와 우리와는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한·미 FTA 협정에 분명히 역외가공위원회 운영조항이 들어있는 것은 개성공단제품을 겨냥한 것이란 점에서 전망이 밝습니다”
-회장님께서는 미국이 꿈쩍않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문제가 가까운 시일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십니까. “저는 확신합니다. 시기가 문제일 뿐 미국측이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메이드인코리아’인정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 문제는 북한 핵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에 핵문제만 원만히 합의되면 너그럽게 인정할 것으로 보는거죠. 현재 돌아가는 움직임을 봐도 비관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에 우리 섬유업계를 중심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물론이죠. 섬유봉제업계로서는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거리가 가까워 물류비가 싸고 내국거래라 관세가 없는 것은 물론 저렴한 인건비에 양질의 노동력을 갖춘 개성공단 같은 투자적지는 세계 어느곳도 찾기 어렵습니다. 내수용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해결될 역외가공 원산지 문제를 대비해 수출기업들도 앞다투어 진출하는 적극성이 필요합니다”
-개성공단 시범단지 1호기업이란 점에서 실제 생산성과 품질은 어느 수준입니까.
“이미 알려진대로 저희 공장은 중국보다 생산성과 품질이 앞서 있어요. 개성공단 근로자의 80%가 고졸이고 20%는 전문대 이상입니다. 처음 기술을 익히기까지 생산성이 떨어지지 한공정을 3년 이상 계속 반복하면 기술과 생산성이 놀라운 수준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어요. 개성공단 근로자는 5년, 10년, 20년 퇴사하기 전까지 이동없이 한공장에서 근무하는 조건이란 점에서 세계 어느곳보다 유리한 곳입니다”
-동토(凍土)의 땅 개성공단에서 신원이 상징기업으로 우뚝설수 있는 성공신화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신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남측이나 북측 또는 해외공장 어디든 사랑을 바탕으로 한 신앙경영, 도덕경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덕분이죠. 사실 60년을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적대감에 가까운 이질감을 화학적으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인권을 중시한 인간경영이 가장 중요한 경영비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생산성에 급급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 윤리경영, 인간경영에 전력투구한 겁니다. 그래서 그들이 차차 진심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면서 애사심을 갖게 했고 그것이 생산성과 품질로 연결된 것입니다”
-그로 인한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우리공장의 복리후생비용이 다른 회사보다 훨씬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돈만 계산하며 헐벗고 굶주린 근로자들을 외면한다는 것은 기업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잔업수당을 포함해서 월 70달러 미만 임금을 주고도 수지를 못 맞춘 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베풀면 베푼만큼 생산성으로 보답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때마침 토지공사에서 개성공단 섬유단지 13만평을 포함해 1단계 100만평중 53만평의 공장 부지를 분양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시범단지 현 공장외에 추가 공장을 계획하고 있으신지요.
“분양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신청하지 않지만 앞으로 해외에 나가있는 일부공장을 개성공단으로 U턴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지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핵을 보유하고 있으면 겁을 줄지언정 전쟁은 못합니다. 설사 전쟁이 난다해도 가장 안전한곳이 개성공단입니다. 남·북 어느쪽도 개성공단은 상호이익이 걸려 있는곳이라 파괴할 수 없습니다. 짐승도 자기 밥그릇은 깨지 않는 법인데 북한이 인민이 먹고사는 터전에 대고 장난칠 수 있겠습니까. 안심하고 투자해도 됩니다. 더구나 지난 4월 국회에서 개성공단지원법이 통과돼 차주전환 문제를 비롯 여러 위험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섬유·봉제 입장에서도 선점하는 것이 성공의 선행조건입니다.
-화제를 바꿔 신원은 IMF의 국가적인 재앙으로 인해 가장 먼저 워크아웃에 편입됐다 가장 먼저 졸업하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원 모기업을 제외하고 알토란같은 10여개의 그룹사를 정리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까운 계열사를 너무 성급하게 구조조정 했다는 후회는 없으신지요.
“물론 자식같은 계열사와 보유자산을 정리할때의 아픔과 고통은 말할수 없었지요. 그렇지만 그같은 뼈를 깎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으니까 이렇게 재기한 것입니다. 신원은 섬유로 시작해서 건설, 레저, 유통, 전자 등 다각경영을 했지만 섬유·패션 한 우물만 팠으면 가장 실속있는 재벌회사가 됐으리라고 봅니다.…(웃음)”
-신원은 워크아웃 졸업이후 놀라운 속도로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영업이익이 2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우등생경영을 하셨는데 올해는 어떻게 보십니까.
“작년에 대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았는데 임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이죠. 올해도 작년 못지 않게 좋은 실적을 기대합니다. 덕분에 신원은 금년말 늦어도 내년 3월이면 모든 부채를 상환하고 무차입경영에 들어갈 겁니다. 자랑같지만 회사 경영이 탄력을 받은 것 같아요.…(웃음)”
-독특한 경영비결을 공개할 수 있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저희는 기독교회사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하다시피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신앙경영에 인권을 중시하는 도덕경영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투명경영이 포함되죠. 21세기는 이런 경영철학이 없이는 생존도 성장도 어렵다고 봅니다”
-신규사업 계획이 있으신가요
“신원은 앞으로 한눈 팔지 않고 초일류 섬유·패션기업으로 성장할겁니다. 품질의 비교우위를 앞세워 새롭게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조용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섬산련 회장을 그만두시면 시간 여유가 있을것으로 알았는데 여전히 격무이시군요. 요즘도 대외활동이 많으시다면서요.
“그래요. 우리 교회와 기독교관계 일이 많지요. 여기에 목포 고등학교 총동창회장과 국민일보 이사, 기독교 방송 이사, 국가 조찬기도회 수석부회장, 고대경영대학원 원로 모임인 수복회회장 등 관여하는 곳이 많아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해 25시를 뛰는 셈이죠…(웃음)”
-오랜시간 감사합니다.
국제섬유신문(2007.5.29/http://www.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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