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다보는 오너 안목 키워라”
글로벌 소싱력 및 자금력 확보 관건
한국패션협회 원대연 회장(사진)은 최근 급변하는 유통변화와 가격 파괴를 “유통대란”이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대형 프리미엄 및 중소 아웃렛의 범람으로 백화점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격 파괴로 인한 정상가 판매 급감 및 수익력 감소 그리고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 회장은 “결국 가격의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반대로 소비자들은 현실적인 가격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NS, O2O(Online to Offline) 등의 인터넷,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13억 인구 중 약 54%(7억명)가 온라인거래를 한다. 특히 패션 시장 규모 306조위안 중 온라인 패션시장이 120조위안으로 약 23%, 모바일이 4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도 소비자들의 직구와 역직구가 활발하다. 원 회장은 “과거 획일적인 집단 구매에서 개성을 중시하면서 실리적 구매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서 현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수입 브랜드의 인기가 시들었다. 이제는 수입 브랜드 스스로가 아웃렛에 입점해 가격을 내리는 형국이다. 수입 브랜드만의 강점인 희소성이 감소했고, 경기 둔화로 고가의 수입 브랜드 구매욕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원 회장은 “그렇다면 SPA만이 살길인가?”라는 화두와 함께 선진 SPA의 경쟁우위 강점을 우리 패션브랜드와 비교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앞선 상품기획력과 저렴한 제품 가격 ▲글로벌 소싱 파워 ▲선진물류시스템(SCM) 통한 스피드 경영 - 기획, 생산, 유통 간의 신속한 정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2주내 반응 생산 공급, 리드 타임의 혁신을 통한 재고 ZERO화 실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원 회장은 “우리 패션산업의 문제는 재고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재고만 안 남기면 패션만큼 고부가가치산업은 없다”면서 “기업들은 재고를 최소화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 확대력 - 주요 상권 대형점 확보 ▲글로벌 브랜드 파워 확보 - ZARA 41년, 유니클로 32년, H&M 48년이라는 수십 년간 축적된 브랜드 파워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SPA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군림하고 있다.
▲거대한 자금력은 대량 구매력이자 대형 유통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무기다.
올해 기준으로 세계 2위 부자(755억달러)는 인디텍스(ZARA)의 아만시오 오르테(Amancio Ortega)가 회장이며, 일본 부호 1위(146억달러)는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으로 모두 패션기업의 수장이다.
즉 한 가지 브랜드의 진가와 성과물을 거두어드리기 위해 적어도 5년 동안은 견디어낼 수 있을 만큼의 자금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SPA 선진 프로급 전문 인력 확보 - 상품기획, 소싱, 유통전개, 소싱 SCM 등의 분야별 전문인재가 우리에겐 부족하다. 해외 선진 SPA브랜드와의 경쟁한다면서 결국 국내 식으로 접근하다보니 해외 공략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원 회장은 국내기업이 성공적인 SPA사업을 위한 선결요건으로 CEO의 장기적인 비전과 확고한 신념 및 철학을 꼽았다. 일단 SPA 브랜드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목표와 달성 의지가 요구된다. 장기 투자를 위한 자금력 확보, 전문경영인 책임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오너가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업 군이다.
원 회장은 “우리 패션사업의 오너들은 2~3년 내에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압박한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바로 전문경영인을 잘라 버린다”면서 “이런 행태가 반복되다보면 브랜드 전문가가 아닌 경영 관리자가 전문가랍시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패션업체들은 대형 점포, 직영 매장 등 몸집만 키우고 저가 대량 공급 이외에는 차별화 전략이 없다. 기본적인 상품 기획력, 브랜드력 면에서 해외 SPA와 비교해 떨어지다 보니 매출이 열세하고, 할인판매 손실, 재고부담 손실 등 경영 악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과거 10년 전 중저가브랜드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안 통한다. 변화가 없다면 기존 사업 기반마저 붕괴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SPA는 영원한 대세인가?”=일단 No다. 최근 유니클로, ZARA 등 선진 SPA 성장세 둔화되는 모양새다. 각기 고가전략 판매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상황. 결국 판매 급락으로 이어졌다.
대신 영국의 프라이마크((PRIMARK, 이하 PR)가 “Good look payless”이다라고 외치며 초저가 강자로 부상했다. H&M의 평균가격이 8.92파운드인데 반해 PR는 이보다 58% 저렴한 3.69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10년 전 영국에서 등장해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는 실속파 세대인 ‘프라브(PRAVS)족’의 소비형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가가치를 자랑스럽게 깨달은 사람들(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를 뜻하는 조어. 유명 수입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브랜드 중독성을 벗어나 자신만의 패션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람들이다.
SPA브랜드는 저가 패션 러시로 인한 경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다이옥신, 유해물질, 대량 쓰레기 발생 등 사회․환경 문제의 주범이다. 또 물가저하, 생산량 감소, 실업률 증가 등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또 한 번 세계적인 장기 침체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SPA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원 규모로 15% 이상 고성장 했다. 그러나 국내 브랜드의 차별화 열세로 인해 SPA 중심의 수입 제품이 시장을 잠식한 상황.
이 중 국내에 진출한 SPA 빅 3인 ZARA는 2013년 매출은 2,500억원에서 2015년 1조원으로 25% 성장했다. 유니클로는 6,940억원에서 3,550억원, H&M은 2013년 1,200억원 규모다.
▶“반드시 변화한다, 영원한 강자는 없다.”
원 회장은 “앞으로는 가치경영이 중요시되는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이다. 고급 이든 저가이건 브랜드들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치, 스토리, 이미지)를 갖춰야 한다”면서 “동시에 브랜드 가치 최우선 경영과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비전과 철학 그리고 업, 미들, 다운스트림 간 협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