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우영미, 세계 패션시장 도전한 국내 대표 디자이너 (1)

한국패션협회 2010-12-22 09:32 조회수 아이콘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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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전시회서 내공 쌓고 파리컬렉션 진출”, “해외 프레스 커머셜 마켓서 실력 인정받아”



이상봉 「Lie Sang Bong」 디자이너

파리 웨스턴 호텔에서 지난 9월 열린 디자이너 이상봉의 2011 S/S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은 고혹적이면서도 신비로웠다.

수많은 외신 기자들과 바이어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진 그의 쇼는 특유의 구조적인 볼륨과 비대칭적인 커팅, 깃털 모티브와 일러스트레이션에 트롱프뢰유 기법이 만나 그래픽적인 실루엣으로 찬사를 받았다.

2002년부터 파리 컬렉션에 데뷔해 올해로 9년째. 매 시즌 빠지지 않고 컬렉션에 참가해 이제는 파리 유력 매거진 르몽드지에 「발렌시아」가 「발망」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굳건하게 입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4월에는 뉴욕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이래 파리, 모스크바, 뉴욕, LA, 일본 등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 첫 시작은 97년 진출한 파리 프레타 포르테 전시회였다.

“원래 97년도에 나는 전시회가 아닌 런던에서 패션쇼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IMF 직전이었던 당시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전시회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파리로 진출하는 모험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올바른 선택이었다. 컬렉션을 먼저 시작했더라면 지금의 이상봉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컬렉션은 시작하면서는 2005년부터 시행된 지식경제부의 지원이 큰 힘이 되기도 했다. 패션 1세대 격인 진태옥, 이신우 디자이너들이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컬렉션을 이어갈 수 없었던 원인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지 않았나 싶다.

지금 컬렉션을 지속하고 있는 친구들은 모두 전시회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차선책으로 선택한 해외 전시회 진출이 오히려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며 전시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시회를 통해 바이어를 직접 만나면서 자신의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얻을 수 있고 수주 계약을 통해 경제적인 부분까지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주 계약을 따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무조건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권하고 있다.

“ 나는 행운이 따랐다. 전시회 부스를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 들어온 바이어와 계약을 맺었고 첫 전시회에서 1000장의 오더를 받았다. 날아갈 듯이 기뻤다. 이후 사이즈 스펙과 취향의 문제로 수주해간 옷이 팔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모두 내 자산이 됐고 이 일로 내 꿈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가슴 벅찼던 첫 전시회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장 컸던 것이 파리 에이전트를 만나 파리 전역을 다니며 옷을 팔 수 있었던 행운의 기회와 전시 비용을 내준다는 약속이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해외 시장에서 바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중요하다”며 “해외 진출 첫 스텝으로 컬렉션보다 자신에게 맞는 전시회를 선택해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말했다.

우영미 「솔리드옴므」 디자이너
파리에서 열린 국제 남성 기성복 전시회(SEHM)에 참가한 1998년, 우영미 디자이너의 국내 입지는 견고했다. 론칭 10년 차에 접어든 「솔리드 옴므(Solid Homme)」는 당시 남성 패션계를 평정하며 승승장구했고 멋을 아는 전문직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에서 「솔리드 옴므」가 견고하게 기반을 다지고 있었지만, 세계 무대에 대한 욕심과 갈망이 컸다. IMF가 터진 극한의 경기 상황으로 위험부담이 훨씬 컸지만 마음 한 편엔 오히려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우 디자이너는 파리를 가장 창의적인 패션의 도시, 그리고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몰리는 매력적인 도시로 평가하며 이 시장에 우리 나라의 문화와 패션을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패션의 본고장인 만큼 실력에 대한 분석과 비평은 날카롭다. 조금이라고 시원찮은 결과에 대한 비난은 가차없다. 실제로 파리에서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SEHM 전시회는 남성 프레타 포르테 전시회인데 지금의 후즈넥스트(WHO’S NEXT)의 전신 격의 전시회였다. 독일 KOLN에도 참가했는데, 두 나라를 오가며 3년 동안 유럽 시장의 바잉 시스템을 이해했고, 우리 옷의 가능성을 보았다. 실제로 북유럽 백화점에서는 솔리드 옴므 코트를 컨테이너로 주문할 정도였다. 이 시기 우리 코트가 유러피언에게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

전시회를 통해 가능성을 엿봤던 우 디자이너는 해외 진출 5년만인 2002년 컬렉션을 진행했다. 그녀는 몇 년 후 미래를 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5년 전부터는 지식경제부에서 컬렉션 경비의 일부를 지원받으면서 정신적으로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 이를 통해 컬렉션을 진행할 때 예산이나, 홍보문제 때문에 망설여지던 문제를 넘어 설 수 있게 하는 힘이 생겼다. 정부의 지원은 처음 컬렉션을 준비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국내에서의 탄탄한 기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패션 디자이너가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감성과 스타일로 도전할 것을 조언했다.

현재 우영미의 「솔리드 옴므」는 해외 프레스 및 커머셜 사이드 모두에게서 주요 브랜드로 포지셔닝 되고 있으며 한국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지난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특히 올 1월 해외 주요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우영미는 18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한편 우 디자이너는 최근 늘어 나고 있는 정부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체적인 인프라식 지원도 필요하지만 집중적인 육성 지원 역시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패션인사이트 2010.12.22(수) http://www.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