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한섬 인수 배경 ![]()
SK네트웍스의 한섬 인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앞으로 SK의 패션사업 전개 방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 무수히 떠돌던 한섬 인수설에 대해 지난 5월, 공시까지 내면서 협의 사실을 부인해 왔던 SK가 3개월이 채 안된 상황에서 이번엔 공식적으로 의견 조율중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양측의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전례를 봤을 때 한섬의 조건을 SK가 파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SK는 지난 2007년 말 역시 상장법인이던 약 500억원대 외형의 여성복 전문기업 오브제를 오너이자 대표 디자이너인 강진영씨와의 전격 합의하에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SK는 또 한 번 업계 최대 M&A를 성사시키는 동시에 외형상으로도 여성복 업계선 1위, 전체 패션기업 중에서는 제일모직, 이랜드그룹, 코오롱그룹, LG패션에 이어 5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사실 SK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은 스마트 학생복을 제외하면 수입사업에 의존해 온 SK의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그 대상이 ‘한섬’이라는 이유가 업계 안팎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다.
먼저 한섬이 쌓아놓은 입지 수성은 SK의 가장 큰 숙제다.
한섬은 현재 SK의 패션사업 부문 연간 외형과 엇비슷한 정도로 규모가 큰데다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다.
그 중 ‘타임’과 ‘시스템’은 10년여를 여성 캐릭터커리어, 영캐주얼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성복 업계 한 관계자는 “오브제 인수 이후에야 비로소 패션사업을 시작한 신생기업이나 마찬가지인 SK가 대기업의 시스템으로 감성적이고 폐쇄적인 한섬의 문화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나 정재봉 회장의 부인이자 전 브랜드를 만들고, 총괄 디렉터 역할을 해 온 문미숙 감사의 빈자리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는 브랜드 전개권이 아닌 기업 전체를 인수함으로써 외형 성장과 조기 안정을 동시에 노렸지만 고가 여성복 시장에서의 승부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브제 창립자 강진영, 윤한희 디자이너와의 결별 이력도 SK에겐 부담이다.
SK는 오브제가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바가 큰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인 까닭에 전개사 변경의 혼란도 피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도 고려해 인수 이후에도 전 오너가 상당부분 운영에 관여토록 했다.
그러나 ‘인수 전과 후의 얘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 끝에 강진영씨와 갈라섰고, 결과적으로 주력 브랜드 '오브제'가 국내외 시장에서 가지는 파워는 인수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한섬은 인수 이후 일정 기간 현 경영진이 위탁경영하는 것을 계약 조건 중의 하나로 내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인수 합병 계약이 완결되더라도 한섬이 별도 법인 한섬피앤디를 통해 조성중인 남해 리조트가 내년에 완공되는 시점까지는 정 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기획, 제조 기반과 노하우가 전혀 없는 SK가 최고의 어패럴 메이커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SK화에 집중하기보다 기존 한섬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가 한섬을 인수할 경우 올해 패션사업 부문 매출은 약 8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어패럴뉴스 2010. 8. 11(수)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