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毛 에버랜드行 플랜 언제부터?

한국패션협회 2013-09-27 00:00 조회수 아이콘 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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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毛 에버랜드行 플랜 언제부터?

제일모직의 에버랜드 양도 프로젝트는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이었을까? 사실 제일모직과 관련한 지난 시간의 흐름을 다시 돌려보면 몇가지 사실을 통해 ‘모든 것은 한참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아마도 작년 9월경부터일 가능성이 높다. 그룹감사-> 이서현 부사장 상하이 이동-> 윤주화 사장 취임-> 에버랜드 양도로 이어지는 과거를 살펴보자.

작년 5,6월부터 8월까지 3,4개월간 강도높게 진행돼온 그룹으로부터의 감사가 그 첫 단추였을 것이다. 그룹에서 20여명의 전문가가 제일모직으로 파견돼 진행된 오래고 치밀한 감사를 통해 이미 당시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수익성과 미래비전에 대해 회의적 결론을 내린 상태였을 것이다.

감사가 끝난 8월 이후 9월 이부사장은 돌연 모든 결재과정에서 슬쩍 빠져 뒤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예 상하이로 거처를 옮겼다. 자신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포함 가족들 모두. 명분은 미래시장인 중국 견문을 넓히고 제일모직의 중국 시장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업계에는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 이부사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작용했으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이부사장은 한두달에 한번 정도 임원회의를 하기 위해 서울 제일모직에 들렀을 뿐 상하이에 계속 머물렀다. 당시 제일모직은 박종운 대표가 맡고 있었고 9월말 이부사장이 발탁했던 패션부문의 대표 외부인사인 박창근 부사장이 퇴사했다. 이부사장은 그의 퇴사에 대해 만류하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12월 패션관련 비전문가이지만 삼성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전문가인 윤주화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 실장을 제일모직의 대표이사로 발탁한다. 윤사장은 당시 이런 제일모직의 취약한 구조를 바꾸기 위한 미션을 받고 부임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으로 벌어질 큰 밑그림이 누구부터 누구까지 공유되고 있었을까는 미지수다. 아마도 이건희 회장과 그룹의 미래전략실 정도, 아주 소수만이 그리고 있었을 뿐 최고위 임원들은 물론 이부사장 자신도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윤사장은 수익성이 악화된 제일모직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정리와 함께 구태의연한 패션사업이 아닌 보다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개선에 주력해왔다. 「후부」를 비롯 이부사장의 지지로 태어난 「데렐쿠니」가 정리되고 「나인웨스트」 등 일부 수입 브랜드들도 정리 수순을 밟아가고있는 중. 삼성전자의 모델을 패션에 접목한다는 비전을 선포한 제일모직의 전사적 SCM(Su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도 그의 주도로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고는 9월23일 에버랜드로의 패션사업 양도 결정이 깜짝 발표된다. 이 내용이 제일모직 임원들에게 알려진 것은 발표 당일 아침 8시50분, 긴급 임원회의 소집을 통해서였다. 보도자료가 뿌려지기 불과 40분 전이다. 안팎의 충격은 가히 상상이 간다. 여기까지 시간을 돌려보면 많은 것들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큰 그림과 시나리오 안에서 움직여왔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에버랜드로 패션사업부를 양도한다는 지난 23일 발표 이후 24일 상하이에서 잠시 귀국해 출근한 이부사장은 50여명의 임원들이 모이는 임원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이부사장은 화사한 옷차림과 밝은 표정으로 나타나 임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윤 사장이 주재하는 이 회의에서 그는 “여러분들이 잘~ 해주시면 제가 (에버랜드에)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못갈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말하는 이부사장의 표정은 밝았다고 전한다.

농담반 진담반 본인 스스로도 이렇게 밝히듯 현재는 아마 자신과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향방에 대해 정확히,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울 것이다. 변수도 많다. 다만 지금까지 드러난 제일모직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부사장은 언니인 부진씨가 총괄경영사장으로 있는 에버랜드의 우산 아래서 패션사업부를 관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하나의 가능성은 에버랜드를 이부사장이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말에 인사 관련 발표가 나야 정확히 알수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정보는 이건희 회장 외에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한편 제일모직 패션사업은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로 양도됐다. 영업양도 목적은 전자재료, 케미칼 등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재사업에 미래투자를 집중해 제일모직이 글로벌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이며 향후 제일모직과 삼성에버랜드는 각사의 미래비전에 맞는 새로운 성장기회를 확보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민은선 편집장 , es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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