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회장, 'SPA왕국' 만든다
2020년까지 전 세계 이랜드 SPA 매장 1만개!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SPA 왕국 건설에 돌입했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이랜드월드(대표 최종양)의 패션BG(Business Group)와 이랜드리테일(대표 윤여영·김영배)이 힘을 합쳐 SPA 런칭과 전환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 2009년 「스파오」를 시작으로 「미쏘」 「미쏘시크릿」을 연이어 선보인 뒤 「후아유」 「유솔」 「로엠」에이어 「클라비스」도 여성 SPA로 전환한다. 아웃도어 「루켄」, 패션잡화 「슈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SPA라는 독특한 형태의 「버터」도 출점을 마쳤다. SPA 형태로 런칭, 리뉴얼한 브랜드 숫자만 10개다.
그동안 다(多)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에이지, 복종에 맞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이랜드는 자사의 노하우를 압축해 이 회사만의 SPA 모델을 완성했다. ‘명확한 성공 사례가 없으면 벤치마킹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을 만큼 확실치 않으면 달려들지 않는 이랜드가 전사적으로 SPA에 포커싱했다는 말은 이제 달려 나갈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한때 60개가 넘는 브랜드로 그야말로 ‘브랜드 왕국’을 설립한 이 회사는 효율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매년 2~3개씩 축소하며 대신 3~4개 브랜드 몫을 거뜬히 해 낼 수 있는 SPA 브랜드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BG뿐 아니라 이랜드리테일에서도 SPA 양성에 집중해 볼륨화할 수 있는 「스파오」를 비롯해 킬러 콘텐츠 「슈펜」을 런칭했다. 패션BG에서 인지도, 볼륨,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브랜드는 SPA로 전환하며 신규 런칭에 대한 리스크와 전력투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초저가 다브랜드’ 전략을 위해 일찌감치 글로벌 소싱지, 자가공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온 이랜드는 지금 당장 글로벌 SAP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로 SPA의 가장 핵심이 되는 팩토리(생산·제조)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자라」가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생산공장을 가동하며 소싱 기지를 건설한 것처럼 이랜드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또는 수직체인화된 방식으로 소싱처를 확보해 왔다. 현재 이랜드의 글로벌 소싱처는 인도, 베트남, 미얀마,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랜드에서 핸들링하는 복종과 아이템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소싱처별로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원부자재 구입, 생산루트를 확보한다. 한 예로 이랜드에서 수직계열화로 돌아가는 한 공장은 방적부터 염색, 완성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지며 모직 부문을 특화하는 시도도 한다. 또 베트남에서는 주로 하의류, 그중에서도 데님 생산 비중이 높아 SPA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공급한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는 이랜드가 2009년과 2010년 각각 섬유수출업체 ‘탕콤’과 ‘무드라’를 인수했는데, 두 회사 모두 방직부터 봉제까지 버티컬 시스템을 갖춘 섬유전문 업체다. 인도에서도 빠르게 수직통합 시스템 공장을 구축할 수 있던 이유 역시 자가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 M&A 등의 시도가 일찌감치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랜드 전 부서에서 전문가 인력을 양성하는 만큼 글로벌 소싱 전문가에 대한 투자에도 아낌이 없다. 2010년에는 아웃소싱 비중을 줄이고 자체 생산공장 확보를 위해 생산 부문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기도 했다. 이랜드의 모든 산업이 해외 진출에 포커싱된 만큼 비교 잣대도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 두고 생산 부문 경쟁력을 글로벌 패션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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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SPA의 핵심인 팩토리를 탄탄하게 확보한 이랜드는 SPA 리테일 전략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이랜드는 자사유통에서 전 브랜드의 마지막 재고까지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수직통합적인 리테일 전략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신유통 ‘패션복합관’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은 NC백화점 등 자사 유통 안에 33~66㎡ 규모의 패션 브랜드를 하나하나 넣어 전체를 구성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주체가 돼 평수를 정하고 콘텐츠를 모아 스스로 독립적인 유통으로 출점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 패션복합관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안착한다면 SPA브랜드가 새로운 형태로 유통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유니클로」를 피해 출점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유니클로」 옆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모드를 장착하는 것. 즉 각 브랜드의 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이 모델로 해외 진출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신 브랜드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직영점의 경우 전통적인 SPA 방식을 고수한다. 1차적으로 상품 스펙트럼 확장에 들어갔고, 몇 배로 늘어난 SKU를 핸들링할 수 있는 매장 운영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인력 시스템도 SPA 사관학교를 통해 양성한다.
지난해 설립한 SPA사관학교도 기수마다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배출하고 있는데, SPA 인력 양성도 시스템화했다. 이랜드 SPA사관학교는 유통BG SPA 판매사 프로젝트팀이 주도해 채용·교육·인사관리에 관한 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SPA사관학교 출신들은 현재 가장 볼륨이 크고 매장도 많은「스파오」를 비롯해 각 브랜드 대형 숍에 집중적으로 투입돼 있다.「스파오」 매장 중 가장 스탠더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명동점의 경우 70%의 인력이 SPA사관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이렇게 판매시스템을 구축했다면 SPA 브랜딩 전 작업에는 ‘한국형 베이직 SPA’라는 코드를 집어넣는다. 「유니클로」 「자라」「H&M」이 모두 자기의 색깔을 듬뿍 담아 글로벌 전략에 성공했듯이 이랜드도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인에 어필할 수 있는 ‘이랜드스러운’ 스타일로 SPA를 풀어냈다.
사진설명: 「스파오」청주점
「스파오」 「미쏘」 「후아유」 「유솔」 등 브랜드마다 복종과 색깔이 다르지만 이랜드그룹이 고수하는 ‘컬러 바리에이션’ ‘풀코디네이션’은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각 브랜드의 특성을 가미해 매장 분위기를 구성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 SPA 브랜드 대부분이 올해 적게는 10개, 많게는 30개 이상 패션복합관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랜드월드 패션BG뿐 아니라 이랜드리테일에서도 PB 형태로 남성복 SPA를 인큐베이팅 중이다”며 “정통 SPA브랜드 형태를 띤 「스파오」 「미쏘」뿐 아니라 편집 SPA 형태의 「루켄」, 주얼리 브랜드를 통해서 리테일 SPA의 모습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아현 기자 , fcover@fashion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