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방앤컴퍼니 팔렸다!
中 여성복 전문 랑시그룹 인수… 서양 이어 아가방마저 매각
국내 최장수 유·아동복 및 용품 전문기업인 아가방앤컴퍼니(대표 김욱)가 중국 랑시그룹에 매각됐다. 아가방앤컴퍼니는 9월 초 회사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욱 회장이 보유한 보통주 427만2000주(경영권 포함, 지분율 17.76%)를 320억원에 라임패션코리아(대표 전미향)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가방 측은 “대금지급일(2014년 12월4일) 전까지 정밀 실사 후 인수 대금을 확정,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기존 운영체제를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한 라임패션코리아는 어떤 회사일까?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 랑시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랑시그룹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여성복 디자인 생산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중국 선전주식거래소에 상장돼 8월26일 기준 시가총액 7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복 전문기업 랑시, 아가방 왜 샀을까
이 회사의 주요 브랜드로는 「랑시」 「라임(LIME)」 등이 있고 한국 브랜드도 라이선스로 전개 중이다. 현재 대현(대표 신현균·신윤건)의 「주크」 바바패션(회장 문인식)의 「지고트」를 라이선스로 전개하며 중국 내 독점 대리점권을 확보하고 있다.
랑시그룹의 아가방앤컴퍼니 인수 배경을 살펴보면 △중국 산아제한 정책 완화 △중국 내 한국 유·아동 의류 및 용품 브랜드 로열티 증가 △여성복 외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모인다. 현재 중국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패션비즈 본지 추정 19조원이며 이 규모는 산아제한 정책 완화에 따른 자연증감과 중국 패션 소비시장 성장으로 가파른 신장세를 유지할 것이 예상된다.
랑시그룹은 이번 M&A를 통해 중국에서 유·아동복 및 의류 판매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1998년 아가방차이나를 설립하며 일찍이 중국 비즈니스에 시동을 걸었으나 판매 법인이 설립된 것은 작년이다.
최근에는 아가방에서 전개하는 유아복 「에뜨와」가 ‘아가방갤러리’를 중국 고급백화점에 오픈하며 유통망 확대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퓨토」를 상하이 유아 박람회에서 선보이는 등 중국 유아 의류·용품 시장 공략을 위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 왔다.
그렇다면 일찍이 중국 진출에 시동을 걸며 국내 유·아동 업계를 이끌어 온 아가방이 위상을 잃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내·외부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 아가방앤컴퍼니의 경영악화를 초래했다. 외부 요인을 살펴보면 출산율 저하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점이 컸다. 이는 아가방앤컴퍼니뿐 아니라 과거 유아용품과 의류에 의존하던 기업과 유·아동 전문기업이 모두 풀어 가야 할 숙제다.
「에뜨와」, ‘아가방갤러리’ 통해 中 진출 노력
이와 함께 급변하는 패션 유통환경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점도 아쉬운 점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다브랜드 전략을 세워 백화점, 대형마트, 가두점 중심 구도로 각 환경에 맞는 브랜드를 운영했지만 새로운 리테일 비즈니스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원브랜드 원숍에 대한 경쟁력이 약해지고 아가방앤컴퍼니의 매출을 강력하게 잡아 준 「아가방」이 2000년대 초반 백화점 영업을 철수하며 메인 유통 점유력을 잃기도 했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최근 5년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13년 매출액은 1837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 당기순이익은 20억원이었다. 5년 전인 2009년 매출액은 1820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 당기순이익은 65억원으로 순이익 감소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유·아동 패션 전문기업 서양네트웍스(대표 서동범)도 글로벌 소비재 유통업체인 펑그룹(대표 빅터펑, 구 리앤펑)의 계열사 L&F에 1960억원에 팔렸다. 두 기업 모두 유·아동 시장을 책임지는 대표주자들이었다. 두 대표기업의 사례뿐 아니라 국내 유·아동 전문기업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아동 전문기업 중 2000억원 고지를 달성한 회사가 한 곳도 없는 가운데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한 전문기업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준비 미흡, 경영난 악화 겪어
특히 출산율에 직격탄을 받는 유·아동복의 특성상 외부 요인에 흔들릴 위험 요소가 크다. 국내 출산율을 살펴보면 지난 2005년 43만5000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지 8년 만에 다시 최저 상태로 돌아갔다. 새로운 수요 창출도 어렵거니와 유·아동 전문기업에서 잘 만들고 잘 팔던 것들을 빼앗아 가는 공급자도 너무 많아졌다.
현재 국내 백화점 유·아동 PC 내 라인 익스텐션 브랜드를 살펴보면 점유율이 85%를 넘어섰다. 지난 몇년간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폭발적 확장까지 더해져 전문기업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 예로 아가방앤컴퍼니가 「베이직엘르」를 접은 데 이어 보령메디앙스(대표 김영하)도 「오시코시」 전개를 중단했고 파스텔세상(대표 장인만)도 「캔」 영업을 올해 S/S까지만 진행했다.
해외 명품 아동 브랜드는 물론 해외 유·아동 편집숍,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에서 전개하는 「갭키즈」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가 백화점의 대형 매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SPA의 공격적 확장도 밸류 마켓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자라키즈」나 「H&M키즈」뿐 아니라 내년에는 「유니클로」도 키즈 라인을 본격적으로 키울 예정이라 가격대와 상관없이 전문기업을 위협하는 요소는 커질 예정이다.
아동 전문기업 위기, 돌파구 정말 없나
패션 주기를 봤을 때 가장 늦게 복종 환경 변화를 맞고 있는 아동복이 여성복 캐주얼 남성복 스포츠 잡화에 이어 최근 급변하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다. 특히 메이저 유통채널에서는 전문기업 중심으로 독과점 성향이 강하던 회사들이 새로움보다는 안정성, 신수요 창출보다는 기존 고객 확보에 집중하며 ‘넥스트 스테이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도 있다.
그렇다면 유·아동 전문기업들의 돌파구는 정말 없을까? 대답은 ‘No’다. 이미 발 빠른 국내 대표 유·아동 전문기업들이 다음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고 아직 괄목할 만한 성장은 이루지 못했지만 ‘성인’보다 처절하게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 스텝을 향한 유·아동 전문기업의 축은 크게 △리테일 비즈니스 가동 △중국 시장 공략 △카테고리킬러 발굴로 모인다. 한 예로 참존어패럴(대표 문일우)은 아동생활전문점 ‘트윈키즈365’를 오픈하고 새로운 리테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곳은 유·아동의 365일을 커버한다는 콘셉트로 출발해 「트윈키즈」 「머라이언」 등 이 회사의 자체 아동복뿐만 아니라 슈즈 유아용품 문구 완구 액세서리 등을 바잉해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아동 이너웨어 「무냐무냐」와 「첨이첨이」를 전개하고 있는 GB스타일(대표 박칠구)은 카테고리킬러형 비즈니스 모델로 독보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퀄리티를 담보한 친환경 아동 내의에 집중한 결과 두터운 고객 신뢰를 확보했다.
넋 놓고 볼 수 없다, 반등 꾀한 전문기업들
박칠구 사장은 “싸게 만드는 것보다는 좋게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소비자 의식 향상으로 진정한 내면의 가치가 중시되는 시대가 된 만큼 고객에게 진정성이 가득한 제품을 제공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패션회사로서 기본 원칙인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정신을 토대로 지난 4월에는 직영쇼핑몰 ‘지비스타일몰(www.gbstyle.co.kr)’을 성공적으로 리뉴얼했다. 주력 브랜드인 「무냐무냐」 「첨이첨이」를 비롯 GB스타일의 제품을 한 자리에서 가격, 소재 비교구매가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통합 리뉴얼했다. 가격대, 사이즈별 상세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소재와 조직에 따라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쇼핑하도록 깔끔하게 정리했다.
더불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리는 전문기업들도 상승세다. 제로투세븐(대표 조성철)에서 론칭한 아동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과 드림스코(대표 이용백)에서 전개하는 유아 브랜드 「모이몰른」은 이례적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론칭했다.
김태형 드림스코 중국법인장은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풀리면서 내년에만 20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출생률과 더불어 중국 도시화도 중요한 론칭 배경이 됐다. 1, 2도시를 넘어 3, 4선 도시도 급격하게 성장하며 앞으로 자녀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시장에 기대감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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