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홈에버 매각 이후 행보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홈에버 매각 이후 패션과 아울렛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함에 따라 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14일 발표한 홈에버 매각을 통해 현금 잉여자금 45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랜드가 2006년 4월 당시 홈에버를 인수한 금액과 홈플러스에 매각한 금액 사이에는 4000억원 가량의 차이가 나지만 리뉴얼 비용 2500억원, 2년간 지불한 금융 이자 비용 1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을 통해 거둔 차익은 거의 없다.
따라서 그룹이 밝힌 잉여자금 4500억원은 매각 이후 그룹 차원의 투자비 2500억원과 관계사 매출 채권 1100억원, 계열사 대여금 등 곧바로 회수되는 현금을 일컫는다.
이랜드는 이 현금을 단기간에 패션 기업 M&A 및 브랜드 인수와 아울렛 점포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2001아울렛과 뉴코아아울렛 등 인지도와 노하우를 쌓아 온 패션 아울렛몰 사업은 꽤 구체적인 계획을 이미 수립해 놓은 상태다.
현재 2001아울렛은 12개 점포를, 뉴코아아울렛은 15개 점포 망을 가동하고 있는데 2010년까지 신규 점포 30개점을 추가 출점한다는 게 큰 밑그림이다.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무리한 감이 없지 않지만 신규 점포 30개 안에는 이미 영업 중인 대형 패션 아울렛몰을 인수하는 경우를 포함하고 있다.
이미 서울 권내 정상급 아울렛몰 1개, 지방의 선두권 아울렛몰 2개 업체와 인수 협상을 벌인 바 있으며 이중 두 곳은 결렬, 1곳은 진행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체 난립과 시장 경쟁이 과열 상태이고 이미 자사 점포 중에서도 비효율 점포가 생겨나고 있다. 상권이나 효율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존 점포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패션 아울렛몰 유통을 통폐합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패션 기업 M&A와 브랜드 인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부터 업계에는 이랜드가 다국적 글로벌 브랜드의 해외 본사 인수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왔는데 이랜드 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 및 브랜드 인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계열사인 데코와 네티션닷컴을 통해 여성복 전문 기업 L사 등 1~2곳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한두 달 안에 결론지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사업 및 유통 진출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기준 이랜드상하이는 33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홍콩 주식시장 직상장은 내년 이후로 미뤘다.
일각에서는 이번 홈에버 매각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데는 이랜드상하이의 홍콩 직상장이 내년 이후로 미루어지면서 그룹 전체의 자금 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랜드 측은 이와 관련 “상장과 관련한 모든 예비 심사를 통과한 상태로 주식 시장이 호전되는 때에 맞춰 기업 공개 시기를 미룬 것 뿐”이라고 밝혔다.
어패럴뉴스 2008.5.22(목)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