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명품산업 키울 컨트롤 타워 필요하다
협회자료제공
3월 21일 서울 중구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14 서울패션위크' 오프닝 무대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명품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도 세계적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정부와 협회 차원의 큰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협회 등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의 명품 창출 해법을 모색하는 '명품 창출 CEO포럼'을 2012년 출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디자이너 육성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도 '서울 패션위크'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 양성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패션협회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업계 목소리를 정부 부처에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K-명품'을 만들기 위한 이런 움직임은 아직 명품의 본고장 유럽에 비하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정부 부처마다 패션 관련 사업이 흩어져 있어 통합된 힘을 내지 못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그렇다보니 지원 사업의 깊이는 물론 지속성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내 한 패션디자이너는 "디자이너 육성 등 교육과 관련된 사업은 지속성이 생명"이라며 "정부와 협회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와는 달리 한국은 지원 사업이 단발성으로 끊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정부 사업을 통합하는 '콘트롤 타워'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패션 산업은 창의력이 필요한 전형적 지식정보산업이지만 정부 부처의 인식은 아직 '제조업'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만으로 수 십 배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패션산업"이라며 "하지만 가치의 성장보다는 '전시효과'에 그친 지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패션 대기업의 역할이 정부와 협회 차원의 지원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 대기업이 10~20년 장기적 안목으로 '명품 브랜드' 육성에 나서야지만 명품의 토양이 단단해지는데 실상 대기업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한다.
한 중소 패션업체 관계자는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로 대기업들이 장기 투자에 나서면 기술력이 있는 중소업체들도 세계시장에서 통할 원부자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정부 역할은 길을 닦아주는 것일 뿐 실제 명품을 만들고 길 위를 달리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품질이나 기술력 뿐 아니라 국력 자체가 선진 시장과 브랜드 경쟁을 할 만큼 성장했다"라며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리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 절하해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소홀히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