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일자리 창출 정책과제 토론회’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안정적 일자리 확대를 위한 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6월 26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 이하 과총) 청년일자리넷(위원장 송석정 코오롱인더스트리, 최영미 성결대 교수)가 기획한 ‘과학기술계 일자리 창출 정책과제 토론회’에는 김경진 국회의원(국민의당), 박인숙 국회의원(바른정당)을 비롯해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 과학기술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프로그램은 ‘중소기업 R&D 일자리 창출 정책 방향 및 과제’(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위원을 좌장으로 권순각 동의대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 김성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 박대인 KAIST 박사과정, 이영옥 한국전력기술 원전기기안전센터장, 최영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허재용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정책과 과장 순으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개회사에서 “2013년 8%였던 청년실업률이 올해 11%를 넘어서는 등 최악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OECD에서도 한국의 최고 실업률이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면서 “저성장 국면으로 인해 수출은 내리막길이며 한 해 50만 명의 대졸자 가운데 30만 명이 공무원 시험에 ‘올인’하는 실정”이라며 현황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또 “반면 중소기업은 해외 인력에 의존하는 구직난 속의 구인난이 겹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대기업 선호,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사회문화적, 정치경제적으로 뿌리가 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과학기술계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과학기술 현장에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교육혁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초연결, 초지능 시대 노동시장은 유례없는 혁신의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인간과 비슷한 인공지능(AI)이 등장하고, 이로 인해 사람의 일자리는 더욱 위협받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면서 “생산과정이 자주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분권화가 일어나고, 기계끼리 소통하면서 생산을 하게 됨으로써 인간이 설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창의성, 고숙련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지만, 복합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가진 인재라야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2010년 이후 R&D 인력 고령화 현상 심화
‘중소기업 R&D 일자리 창출 정책 방향 및 과제’ 발제에서,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 진단했다.
노 위원은 “생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이인 25세부터 49세의 인구는 2008년을 최고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구조와 고용구조가 변하고 있으며 일자리 생태계도 변화되고 있다”면서 “사무직, 블루칼라에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것이며, 일자리 불평등도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반면 지식융합 활용 능력을 보유한 R&D 인력은 대규모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포용적 성장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우리 중소기업 R&D 인력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의 융합이 강조되면서 이공계 분야 전문지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융합형 인재는 이공계 분야의 지식을 보유하고 창의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체 R&D 인력은 61만990명(2015년 기준)이며, 이중 연구원 수는 45만3천262명으로 전체 R&D 인력의 7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상근 상당의 연구원은 세계 4위 수준으로 경제활동 1천 명당 연구원 수(13.2명)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연구원 중 석․박사 연구원 비중은 24%(2011년)에서 22%(2015년)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대기업 연구원 중 석․박사연구원 비중(2015년)은 42%, 대학은 94%, 공공기연구기관은 88%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연구원 중 여성 연구원의 비중은 13%(2011년)에서 16%로 증가(2015년)했지만, 이중 20대 연구원 비중이 38%로 40대(17%)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노 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30, 40대 여성 연구원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 연구원 중 전체적으로 20대 연구원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2011년 16%, 2015년 15%)이며, 2010년 이후 R&D 인력의 고령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소기업 일자리 문제는 산․학․연·관 모두의 책임
노 위원은 창업자 관점, 중소기업 CEO의 관점, 청년 구직자 관점을 기준으로 현재 창업과 일자리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창업 중 생계형 창업 비중은 63%이며 R&D를 기반으로 한 기회형 창업 비중은 21%다. 우리나라 창업 기업의 3년 후 생존율은 41%에 불과해 OECD 회원국 대비 최하위 수준이다. 창업 5년 후 생존율의 경우 기술기반 창업은 32%, 생계형은 21%이다. 중장년 창업(32%)이 청년창업(22%)보다 높았다.
노 위원은 “현재 중소기업의 81%가 필요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35%가 최근 3년 간 핵심인력이 다른 업체로 이직해 경영상의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인력이 이직한 중소기업은 1개사 당 평균 5.2억 원의 매출액 감소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63%(2016년 기준) 수준으로 임금격차가 커지고 있고, 이 가운데 성과급 등 특별급여는 대기업에 비해 29%에 불과했다.
청년 구직자의 관점에서는 “취업이 어려워도 중소기업은 안 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청년 구직자 중 58%였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현재 인식은 좋지 않다”(40%)가 “좋다”(13%)보다 높게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 청년층의 선호 직장은 국가기관(24%), 공공기관(20%), 대기업(19%), 중소기업(6%)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년층은 ‘유전유직 무전무직’, ‘경력자 우대’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죄상합니다(상경계도 죄송합니다)” 등 특히 문과 출신의 취업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노 위원은 중소기업 R&D 일자리 창출 정책 방향성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했다. △ R&D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 △ R&D 기반의 혁신창업 활성화 △ 이공계 우수인력의 중소기업으로의 유입 촉진 △ 중소기업 병역대체복무제도의 안정적 운영 △ 중소기업-대학 공동의 취업 연계형 인력양성 프로그램 활성화 △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중소기업 R&D 인력으로 육성 △ 여성 및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중소기업 활용도 제고 △ 중소기업 R&D 인력에 대한 정보인프라 확충 및 고도화 △ 중소기업 장기재직 R&D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 중소기업 R&D 인력에 대한 성과공유 활성화 등이다.
마지막으로 노 위원은 “중소기업 일자리 문제는 어느 한 분야만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계, 학계, 정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타트업 기업은 장기적 지원 필요
주제 발표 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권순각 동의대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는 제대로 된 산학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기업 간 연계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기업과 대학이 서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 시스템 구축은 물론 산학협력 시 석․박사뿐만 아니라 학부과정 학생들도 연계해야 하며, 스타트업 기업은 3, 4년 내 매출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3년 주기 등 연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초․중급 수준의 인력이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연구 장비 운영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부족한 인력에 대한 선행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연구소의 연구소장과 대학 교수들이 함께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교육과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대인 KAIST 박사과정생은 “R&D 기반의 벤처기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 운영을 해보니 사람 구하기, 특히 좋은 인재 구하기가 가장 힘들다. 실력이 되는 인재들은 지방에 있지 않다보니 지방의 벤처회사는 살아남기가 힘들다. 20․30대 창업자들은 당장 힘들어도 미래에 대해 희망이 있으면 열심히 하지만 그 희망이라는 것이 잘 보이지 않아 젊은이들이 떠나는 경우가 많다. 벤처기업에서도 일한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스타트업 기업도 다른 기업만큼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옥 한국전력기술 원전기기안전센터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면 급여뿐만 아니라 직업의 안정성, 여가 및 취미생활도 고려해야 한다.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장기간 핵심인력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돼야 한다. 지역의 우수 중소기업을 대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장학금 제도를 활용해 학생들이 중소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육아시설 문제 해결, 출산 육아휴가의 적극적 장려 등 여성에 대한 혜택을 늘림과 동시에 남성과 같이 경쟁하는 수평적인 전문가 제도로 여성들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영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는 20년 전부터 언급되어 왔다. 우리가 중소기업에 대한 위치를 잘못 인식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일부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월급을 적게 받는데 CEO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경우가 있다. 인력문제를 다룰 때 중소기업의 책무성도 짚어봐야 한다.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 해당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인력 관리를 하고 있는지, 생산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지 등에 대한 심사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토대로 생산성을 높이고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재용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인재정책과장은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형 중소기업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중소기업의 일자리에 믿음을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중소기업과 대학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만간 출범할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구축할 것이다. 병역특례 제도, 청년 과학기술인 연금제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창의성 발현할 수 있도록 토대 조성
패널 토론 후 방청석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창의적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의 커리큘럼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권순각 교수는 “현재 해당 학회가 주관이 돼서 공통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방 중소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한가”에 대해 노민선 위원은 “지방 중소기업이 지역대학의 석․박사 인력에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방법이 있고, 학사학위를 받은 인력이 지방대학에서 석사를 하면 해당 중소기업에서 병역특례를 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연봉 3억, 회사 내에 수영장 있는 회사, 최고급 구내식당 등 괜찮은 복지혜택이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 이런 우수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정보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대학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허재용 과장은 “4차 산업혁명 이슈 대응을 위해 8월 중 ‘4차 산업혁명 위원회’가 출범할 것이므로 여기서 교육과 관련한 융합과정에 대해 많은 논의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명자 과총 회장은 “연구개발 활동에서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운영이 잘 안 되는 경우 책임을 묻는 시스템과 생태계로 혁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