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안법’, 발 등의 불은 껐는데…전부 개정안 법사위 통과

관리자 2017-12-22 00:00 조회수 아이콘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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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인증∙고지∙비치 의무 없애…규제 완화한 ‘안전기준준수’ 신설
연초부터 패션업계를 들끓게 했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이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부 개정안대로 이달 20일 오후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통과, 내일(22일) 본회의 의결만 남겨놓게 됐다.

개정 전안법의 부속서와 세부 시행령, 규칙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도해 내년 2월경 나올 예정이다. 유예기간 중 제조 또는 수입한 건에 대한 소급 적용은 하지 않는다.


전안법 전부 개정안의 핵심은 종전 사전심사에 뒀던 종전 법률의 초점을 '사후관리 강화'에 맞춰 이행 가능한 수준으로 규제 수위를 낮춘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성인용 섬유제품 등에 부과된 KC 시험인증 및 표시, 해당 서류(시험성적서 등) 5년 간 비치 등 '공급자적합성' 확인 의무가 사라진다. 대신 '안전기준준수'를 신설, 위해도가 낮은 제품을 전환관리하게 되며 안전기준준수 대상에 대한 안전관리제도 또한 신설하기로 했다. 명확한 대상 품목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유아동용 제품과 피부에 직접 닿는 내의, 귀금속류는 안전기준준수 대상으로 지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함께 처음으로 구매대행과 병행수입에 대한 법률적 정의가 내려졌고 기존에 국내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동일 상품에 대해 안전기준준수 의무 면제 범위가 넓어지게 됐다. 구매대행업자와 병행수입업자의 경우는 안전기준준수에 대한 소비자 고지의무가 신설된다.  


전안법은 많은 피해자를 낳은 소위 '옥시 사태'를 계기로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기존 전기용품 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패션업계는 전안법이 제조와 유통 구조,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만들어져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채 다품종 소량생산, 빠른 속도가 생명인 산업의 경쟁력만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속도와 가격으로 승부를 보던 동·남대문 시장,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수급하는 편집숍, 소호몰과 오픈마켓 셀러,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업자 등 주로 소상공인이 인증을 위한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입는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기술표준원은 종전 전안법이 개정 없이 시행될 경우 동대문 소공인의 경우 KC 시험인증으로 생산원가의 5% 가량 인상요인이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전안법은 당초 올 1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섬유패션업계의 반발이 커 1년간 유예가 결정된 바 있다.


패션업계는 이번 전안법 전면 손질에 대해 일단 발등의 불은 껐으나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위해성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최종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와 한국패션협회는 이달 20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섬유패션산업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를 열고 개정 법률의 주요 내용과 실무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시행령 마련에 앞서 업계의 의견을 듣고 답하는 자리를 가졌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디자이너 브랜드 대표는 "개정 전은 물론이고 개정 이후에도 최종 판매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이 집중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많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동대문 시장에서 원부자재를 구매하는데, 완제품에 대한 화학적 후가공이 없는 한 봉제단계보다 원부자재 자체의 위해성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완제품을 사입해 판매하고 있는 리테일러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에 대해 이재길 의산협 총괄본부장은 "패션 제품은 원단부터 가공단계가 복잡해 어느 단계까지를 '소재'로 구분할 지 모호하기 때문에 모든 공정을 마친 최종 봉제품을 시험 대상으로 한다. 다만 원단, 원피 공급자가 KC 인증을 마치면 제조과정에서 나염, 워싱, 코팅, 프린트 삽입 등을 하지 않을 경우 재 인증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패션기업 관계자는 "신설된 안전기준준수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안전기준준수 확인 의무는 남아 있다. 결국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안전장치로 KC 인증을 받아야 하고 그 비용과 시간 부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지민호 국가기술표준원 연구사는 "제품의 위해도와 소상공인의 이행 역량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안을 만들 것"이라면서 "최근 발생하는 제품안전문제는 기업이 대응할 수 없는 유형의 리스크가 되고 있어 언론 이슈에 대응할 힘이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매우 힘든 환경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종 판매자가 직접 쓰지 않은 유해물질이 검출돼 원인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의 위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거나 실제 위해 사례가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 그러면서 "안전관리는 국제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고 기준 역시 심화되는 만큼 이번 논란을 계기로 패션기업들이 긴 안목으로 실무적용을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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