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패션산업 혁신 모델 신호탄 쐈다
제1회 인디 브랜드 페어 성료… “패션산업 구조 혁신 빨라질 것” 한 목소리
김정명 기자 kjm@fi.co.kr
한국 패션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구조 혁신이 한 차원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열린 ‘제1회 인디 브랜드 페어’에서는 74개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나기 위해 1000여 명의 바이어가 몰렸다. 유력 백화점 바이어, 패션기업 경영진 등 참관 인사들은 “인디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아이디어에 유통·패션기업의 자금과 운영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한계에 봉착한 우리 패션 산업 구조 혁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패션협회와 패션인사이트가 공동 주최하고 지식경제부의 후원 아래 치러진 이번 행사는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한다는 정부의 정책과 업계의 요구가 맞아 떨어져 추진됐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패션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 국내 패션시장에는 유니크 스타일을 자기 개성에 따라 착장하는 인디비주얼리즘(individualism)이 대세를 이룸에 따라 이러한 소비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패션 및 유통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황상윤 <패션인사이트> 발행인은 “최근 국내 패션시장은 온라인 리테일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ZARA」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의 볼륨화 영향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더 이상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것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없으며, 한 두 시즌 이전에 기획한 상품으로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로 대변되는 현재 소비자를 끌어안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메이저 패션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 아이템에 대해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 함으로써 고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력과 열정으로 가득한 디자이너 돋보여
이번 전시회에는 △여성복 38개 △남성복 6개 △패션잡화(가방, 구두, 주얼리, 모자 등) 30개 등 74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가했다. 참가 디자이너들은 국내 유력 브랜드에서 팀장이나 실장 경력을 거치거나 FIT, 세인트마틴 등 해외 유학파들이 상당수이며, 일부는 프레타포르테, 후즈넥스트 등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등의 실력을 자랑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최근 국내 패션유통 시장에 ‘셀렉트형 유통’이 활성화 됨에 따라 더욱 각광받고 있으며 판매력이 검증된 스타 디자이너도 다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 ‘오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트라이씨클은 17명의 디자이너가 4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PT쇼에서 정원경(대상), 황상연(금상) 2명을 선발해 총 300만원(대상 200만원, 금상 100만원)을 상금으로 지급했으며 디자이너 조은애, 감선주, 진정은, 김지상, 이총호, 유주, 윤서연 등 7명은 보끄레머천다이징, 신성통상, 리안뉴욕, 제이에스티나, 에이션패션, 위비스, 동광인터내셔널이 선정한 ‘베스트 디자이너 7’에 꼽혀 앞으로 1년간 생산·관리 등 디자이너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도움받는 ‘1:1 멘토 프로그램’을 적용 받는다.
멀티 스트리트 셀렉트숍 원더플레이스는 조만간 참여 디자이너 중 일부를 선별해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협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대부분 위탁 판매를 하는 국내 셀렉트숍과는 달리 100% 사입을 원칙으로 하며 판매율이 높은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매장에 숍인숍으로 공간을 내주거나 생산 자금 지원, 대외 홍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콘텐츠 소싱을 위한 브랜드 트레이드 쇼
이 행사는 국내 유통업체 및 패션업체의 콘텐츠 소싱을 위한 브랜드 트레이드쇼를 지향해 호평받았다. 직매입 비중을 늘리고 있는 백화점과 홍대, 가로수길 등 전국 핫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셀렉트숍 유통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브랜드)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적중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참관 바이어들은 열띤 상담 의지를 보였다.
이만중 보끄레머천다이징 회장을 비롯 국내 주요 패션업체 경영자들은 줄지어 행사장을 방문해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꼼꼼히 살폈으며 롯데백화점 등 유통업체들 역시 전담팀이 현장을 방문했다.
김대수 롯데백화점 글로벌MD팀장은 “최근 국내 패션시장에는 셀렉트형 유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점포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 셀렉트숍들이 해외 브랜드 사입에 의존하고 있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비효율 사업도 적지 않은데 이번 페어가 국내 실력 있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패션기업 임직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이경화 에이션패션 이사는 “에이션패션에서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이번 시즌 해외 전시회를 모두 돌아보고 왔는데 몇몇 브랜드들은 이대로 해외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다. 유통·패션 기업들이 이들의 잠재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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